호스피탈리스트의 애매함

"교수도, 전공의도 아니고, 역할 불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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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가 말하는 이들의 실질적인 고민은 바로 병원에서의 '애매한 위치'였다. 
 
연봉, 제도의 연속성보다 자신의 위치가 교수도, 전공의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어 자신이 여전히 전공의처럼 느껴지거나 혹은 이들을 그렇게 바라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대한내과·외과학회가 주최하고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가 주관한 '입원전담전문의제도 설명회'가 지난 4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렸다.
 
이날 설명회는 지난 9월부터 실시한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이 여전히 인력채용에 난항을 겪자 직접 학회와 대전협, 정부가 나서 제도를 설명하고 홍보하기 위한 자리였다. 
 
또한 설명회에서는 실제 입원전담전문의로 일하는 내과, 외과 전담의들이 참석해 자신들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입원전담전문의 애매한 지위, 정체성 등 문제 해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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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부터 충북대병원 내과 입원전담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정유숙 전담의(혈액종양내과, 사진)의 타이틀은 '전담 교수'다,
 
전담 교수들은 주중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를 하며 일부 전공의들의 교육을 담당하기도 한다. 휴가와 복지는 내과 스텝과 동일한 기준이다.
 
정유숙 전담 교수는 모교 대학병원에서 전문성을 살려 최상의 진료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입원전담전문의에 지원했다고 밝혔지만 약 1년간 일하며 느낀 한계점에 대해서는 "지위가 애매하다"고 말했다.
 
입원전담전문의가 새로운 직종인 만큼 스스로를 '입원전담의'로 밝혀도 환자 및 내·외부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확실히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유숙 전문의는 "환자에 대해 자문교수와 의견을 나누고 상의하는 것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점점 자문교수에게 의지하게 되고, 스스로 의사결정권자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 단점으로 부각됐다"면서 "내 환자라는 생각보다는 자문교수의 환자라고 생각해 진료방향이 다를 때면 자문교수의 결정을 따랐다"고 말해 정체성의 확립에도 문제가 있음을 언급했다.
 
서울대병원 외과 입원전담전문의로 있는 권윤혜 전담의도 "입원전담전문의를 레지던트 저년차 주치의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로 보인다"면서 "업무 범위와 진료 권한은 어디까지인지 아직 확립이 부족하고, 주변 사람들이나 후배들과의 관계가 모호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이우용 의무이사는 "입원전담전문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교수들의 전향적인 인식 제고가 상당히 중요하고 필요하다"면서 "전담의에게 환자를 전부 위임하는 인식 전환 작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정유숙 전담교수는 실제 근무강도는 레지던트 때와 비슷한 점을, 권윤혜 전담의는 서전(Surgeon)으로서의 경력이 단절되는 것, 불확실한 미래 역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라고 설명했다.
 
내과·외과학회 "반드시 정착 시키겠다"
 
대한내과학회와 외과학회는 입원전담전문의제도의 문제점을 점차 해결해 반드시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내과학회 엄중식 수련이사는 "입원전담전문의는 단순히 환자만 보면서 전공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에 책임을 지는 병동의 리더가 돼야 한다"면서 "이와 관련한 여러 교육이나 연수를 내과학회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과학회 강현재 총무이사도 "입원전담전문의가 환자의 케어와 교육, 연구 활동에서 리더로서 역할을 확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면서 "애매한 지위, 직종의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당장 자리 잡기는 어렵겠지만 향후 입원전담전문의를 세부전문의, 독립분과로 발전시키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입원전담전문의가 새로운 직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의료계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현재 이사는 "환자들이 입원해 처음 보는 의사를 신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의료진 사이에서 직군을 존중해주고, 입원전담전문의를 하나의 전문직으로 인정해 줘야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직군간 갈등이나 지위, 업무 등에서 충돌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대한외과학회 이강영 간사는 "외과학회에서도 외과 수련과정을 3년으로 개편하는 것을 논의하면서 외과 의사에 대한 개념을 두가지로 나눠 입원전담전문의에 맞는 서전 제너럴리스트(Surgeon Generalist)를 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수술에 최적화 되어 있는 외과전문의(Surgeon Specialist) 외에 외과적 처치를 포함해 외과 환자의 진단과 치료, 관리를 중심으로 대내외적 인식을 개선해 입원전담전문의에 한층 더 걸맞은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것.
 
이강영 간사는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와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를 함께 양산하는 것은 하나의 직역 창출에서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외과의 체계가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구조가 성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이스란 과장은 "시범사업이 잘 돼야 본사업 모형이 잘 설계될 수 있다"면서 입원전담전문의제도는 반드시 본사업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스란 과장은 "수가 문제 등 복지부도 제도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면 기꺼이 나서서 노력하겠다"며 입원전담전문의제도의 안착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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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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