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만에 의정협의체 가동 "왜곡된 진료 환경 개선, 하나된 의협을 위해 힘 합치자"

박홍준 의정협의체 단장 "의협-복지부, 국민 건강에 필요한 진료정상화 방안 논의"

사진=9월11일에 있었던 의정 간담회 중 박홍준 부회장(오른쪽에서 5번째), 의협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올해 1월 말을 시한으로 대한의사협회가 진찰료 30% 인상과 처방료 부활을 요구했지만 보건복지부가 이를 거부하자 의정협상이 전면 중단됐다. 그리고 9개월여만에 다시 의정협상이 재개된다. 

의정협의체 단장인 박홍준 의협 부회장(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13일 복지부와의 의정협의체 상견례를 앞두고 “의협이 의료계의 대표성을 갖고 왜곡된 진료 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의정협의체 상견례는 지난 9월 11일 최대집 의협회장과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의정 간담회를 통해 의정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9월 30일 비공식 모임에 이어 국정감사 등의 일정으로 2달만에 정식으로 이뤄진다. 

박 부회장은 의정협의체 첫 회의인 만큼 특별한 각오보다는 복지부의 계획을 들어보고 우선적으로 해결할 어젠다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의정협의체는 ▲문재인 케어 전면적 정책 변경 ▲진료수가 정상화 ▲한의사 의과 영역 침탈 근절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의료에 대한 국가재정 투입 ▲규제자유특구 원격의료 추진 즉각 중단 등 7대 선결과제 등을 복지부에 요구해놓은 상태다.  

박 부회장은 “의료계나 보건복지부가 한 쪽은 잃고 한 쪽은 얻는 식의 접근보다 양쪽이 같이 만들어나갈 수 있는 협의를 했으면 한다. 정식 명칭이 의정협의체인 만큼 협의하는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왜곡된 진료 환경 개선이다. 맨 처음에 복지부를 만날 때도 진료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했다”라며 “의료가 왜곡돼있다고 보니 이를 개혁해야 한다. 양측이 지향하는 바는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박 부회장은 “의료계는 의료계에만 국한된 이야기만 하지 않고 복지부도 복지부 입장에서만 이야기하는 것보다 국민 건강이라는 커다란 지향점을 두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의외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의정협의체는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 투쟁과는 별개로 움직인다. 협상을 우선시한다거나 협상과 투쟁을 병행해야 한다는 개념 자체를 두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의정협의는 최선을 다해 회원들의 권익과 국민의 건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의정협의에서 한계가 보인다면 다른 수단과 방법을 마련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투쟁을 하겠다는 개념은 아니다”라며 “전략적으로 의정협의체 테이블에 올려놓고 그 중에서 필요한 것을 선택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투쟁과의 접근은 무관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부회장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하나되는 의협이 되길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복지부 의료전달체계 개선TF에 의협 위원들이 참여하는데, 특정 단체 위원이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라며 “협상 테이블에는 컨센서스가 이뤄진 협상단이 나와야 한다. 모든 산하단체가 참여하기 보다는 여러 단체가 의협에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접근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의협 TF가 생기면 여러 단체의 의견 수렴을 거쳐 진행한다. 각 단체에서 온 TF 위원들은 해당 단체의 의견을 가감없이 전달한다”라며 “여기서 의협의 안을 만들고 이를 정부 정책에 잘 접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꼭 모든 단체가 복지부와의 협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 부회장은 “의정협의체 역시 의협이 큰 역할을 하고 의료계의 여러 가지 입장이 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의협이 대표성을 갖고 대정부, 대국민, 대국회에 의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 과정에서 모든 산하단체들이 의협을 도와줄 필요가 있다. 의정협의체도 하나된 의협 안에서 활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의정협의체 단장은 박홍준 부회장이 맡고 간사는 연준흠 보험이사가 맡는다. 위원으로는 박종혁 홍보이사 겸 대변인, 김대하 홍보이사 겸 의무이사, 성종호 정책이사 등이 참여한다. 자문위원으로는 방상혁 상근부회장, 강대식 부회장(부산광역시의사회장), 김영일 대전광역시의사회장 등이 참여한다. 보건복지부에서는 김헌주 보건의료정책관, 이기일 건강보험정책국장,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과장, 이중규 보험급여과장 등이 참여한다.

의협은 지난 9월 복지부와 대화를 재개하면서 대화 세 가지 원칙을 밝힌 상태다. 첫째, 의협과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 의정협의체를 다시 운영해 의료 현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의정 간 대화를 해 나가기로 한다. 둘째, 의정협의 어젠다 확정을 위해 조속히 예비회의를 개최하고, 우선 해결 가능한 단기과제를 집중 논의하며 중장기적 과제도 함께 논의해 나가기로 한다. 셋째, 의정 간 대화와 소통을 통해 보건의료 발전과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기로 한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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