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의 일선을 지키는 개원가는 최소한의 인원으로 버티는 중이다. 일선 의료기관의 현실이 무시된 보험업법 개정안에 반대한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2일 성명서를 통해 최근 발의된 보험업법 개정안에 반대의견을 밝혔다. 이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등 14인이 실손 보험 청구에 필요한 진료 내역서, 진단서, 진료비 계산서 등의 서류를 의료기관이 전자 형태로 전송하도록 하고, 이 업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탁 가능하게 했다.
대개협은 “우리나라 대부분 의료기관은 민간 개설기관이지만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적용된다. 공공 역할이 강제로 부과돼 진료 이외에도 수많은 행정, 노무, 정보 보호, 교육 등의 의무가 해마다 가중되고 있다”라며 “보험업법 발의안이 시행될 경우 개원가는 감당할 수 없는 업무가중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대개협은 “최소의 인력으로 버티는 일선 의료기관에 진료 외적인 부담을 가중시킨다면 진료의 기능을 약화한다. 민간 의료기관이 대중의 편의를 위해 노력과 시간을 희생해야 하는 정당한 사유는 무엇인지 알려야 한다”라며 “병,의원은 공공기관이 아닌 만큼 환자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개협은 “의료기관은 의료를 제공하는 것이지 보험사와 계약자의 이해관계와 무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에게는 무리한 진단을 요구받기 일쑤이고, 보험사로부터 현미경적인 세부내용을 요구받고 있다”고 밝혔다. 대개협은 “이번 개정안은 실손보험의 불합리한 면을 더욱 악화할 것이다. 환자와 의료기관의 갈등은 물론 진료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대개협은 “건강보험 진료는 심평원 기준을 맞추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보험사는 거대한 조직을 앞세워 의료기관에 심평원보다 더한 삭감의 갑질을 해대고 있다”라며 “발의된 개정안은 사실상 국민들에게 실손보험을 장려하는 정책이다. 건강보험의 보장율을 확충하겠다는 정부의 근본취지와도 배치된다. 결과적으로 국가가 국민 의료비의 증가를 부채질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악의적인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라며 “의료행정제도를 개선해 효율성 없는 불필요한 정책들을 과감하게 철폐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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