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근본 원인 억제하는 치료제 캄지오스 국내 상륙

1일 1회 경구 복용으로 30주 간 증상 및 운동 능력 개선, 위약 대비 2배 높아

사진: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

한국BMS제약이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oHCM, obstructive hypertrophic cardiomyopathy) 치료제 캄지오스의 국내 허가 기자간담회를 19일 열고 허가 의의와 EXPLORER-HCM 임상 시험에서 확인된 임상적 가치를 소개했다.

oHCM은 두꺼워진 좌심실 근육이 전신으로 나가는 혈류를 차단해 호흡곤란에서부터 심부전, 실신, 심장 돌연사까지 발생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희귀 심장 질환이다. 캄지오스는 oHCM의 발생 원인인 심장 마이오신과 액틴의 과도한 교차결합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치료제다.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증상성(NYHA class II-III, 경증 및 중등증)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의 운동 기능과 증상 개선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간담회에서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는 국내 비대성 심근병증(HCM, hypertrophic cardiomyopathy)의 전반적인 개요와 치료 환경, 현재 치료 전략에서의 미충족 수요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심근에는 두가지 단백질인 액틴과 마이오신이 서로 연결돼 심장을 수축시켰다가 다시 분리돼 심근을 이완시킴으로써 심장의 기능인 펌프 역할을 한다"면서 "HCM 환자에서는 액틴과 마이오신이 서로 과도하게 연결돼 심근을 지나치게 수축시키고, 이러한 과도한 연결이 심근의 이완을 어렵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HCM은 젊은 층 심장 돌연사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심초음파의 시행 확대와 더불어 국내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더 이상 드문 병이 아니다"면서 "HCM 환자는 관련된 합병증 및 사망 발생 위험이 높고, 특히 젊은 HCM 환자의 사망률이 일반인 대비 4배 이상 높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교수는 "HCM은 폐색성과 비폐색성 2가지 종류로 나눌수 있다. 전체 HCM 환자의 15~20%가 폐색성인 oHCM 환자인데, 현재까지의 oHCM 치료는 매우 제한적이어서 안타까운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까지 oHCM 치료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 완화 및 합병증 예방에만 초점을 두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많이 사용됐던 일부 베타차단제 및 칼슘채널차단제는 HCM의 병태생리학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약제가 아니어서 장기적인 증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웠고 효과가 기대만큼 좋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이와 같은 약물 치료법의 효과가 저조하면 수술적 심근절제술(surgical septal myectomy)이나 알코올 중격 절제술(alcohol septal ablation)이 가능하지만 이 2가지의 치료는 그 자체가 가지는 위험도가 적지 않았으며 많은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시행하였을때만 최대한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최근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캄지오스는 oHCM의 근본적인 원인인 액틴-마이오신의 과도한 결합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계열의 치료제다. 액틴과 마이오신의 과도한 교차 결합 수를 감소시켜 좌심실 유출로 폐색을 개선하고 과도한 심장 수축을 정상화시킨다. 이를 통해 좌심실 이완기능을 회복시켜 심실 충만압을 감소시키고, 심근 에너지 과소비를 개선시킴으로써 oHCM으로 인한 예후 개선 및 증상 호전에 상당한 효과를 보이는 약제다"면서 "이러한 혁신적인 치료제의 등장으로 oHCM 치료에 새로운 환경이 마련된만큼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한국BMS제약 의학부 김현호 전무는 캄지오스의 임상적 가치와 허가 의의를 주제로 캄지오스의 기전과 EXPLORER-HCM 임상 결과를 소개하며 캄지오스의 혁신성을 설명했다.

김 전무는 "캄지오스는 EXPLORER-HCM 연구를 통해 oHCM 환자를 대상으로 유의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1차 평가변수인 oHCM 환자의 증상(NYHA class)과 운동 능력(pVO2) 개선 여부를 30주동안 평가했고 위약 대비 2배 이상 달성시켰다"고 말했다.

EXPLORER-HCM은 증상성 oHCM 환자를 대상으로 캄지오스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3상 임상 시험이다. EXPLORER-HCM에서 캄지오스군은 위약군보다 심장 기능과 운동 능력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1차 평가변수는 NYHA 등급(New York Heart Association Class) 유지 또는 개선 및 최고산소섭취량(이하 pVO2, peak oxygen consumption) 개선이다. 1차 평가변수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캄지오스군이 위약군보다 2배 높았으며, 캄지오스군 중 20%는 NYHA 등급과 pVO2 개선을 모두 달성했다.

또한 캄지오스 치료군은 운동 후 좌심실 유출로(LVOT, Left Ventricular Outflow Tract) 폐색 지표가 4배 이상 감소했다. 캄지오스 치료를 받은 10명 중 7명은 수술을 고려하지 않을 정도로 운동 후 LVOT 폐색이 개선됐으며 30주 간 일관된 효과를 유지했다. LVOT 압력차가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기준인 50mmHg 이하로 개선된 환자는 캄지오스군 74%, 위약군 21%였으며, 이보다 더 낮은 30mmHg 이하로 개선된 환자는 캄지오스군 57%, 위약군 7%였다.

한국BMS제약 이혜영 대표는 "oHCM은 젊은 층에서 예고 없이 심장 돌연사까지 유발할 수 있는 위중한 희귀질환이다. 캄지오스의 허가로 oHCM의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지난해부터 한국BMS제약은 5개의 혁신적인 신약에 대해 허가를 받았으며, oHCM을 포함해 미충족 수요가 높은 희귀, 중증 질환 환자들에게 신약 접근성을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이번 캄지오스는 아시아 최초로 허가를 받아 혁신 신약의 접근성 개선에 대한 노력의 결실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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