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의협 월급, 의협회비로 전액 선납한 사연

[칼럼] 이세라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

▲이세라 총무이사(오른쪽)가 최대집 회장(왼쪽)에게 협회 월급 1개월치로 의협회비를 선납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이세라 칼럼니스트] 안녕하세요.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입니다. 회원분들께 지면상으로나마 인사드립니다. 올해 5월 1일부터 의협 총무이사직을 임명받아 한달 반 정도 회무를 진행했습니다. 신임 의협 집행부 총무이사직을 수행하기 위해 1개월의 인수위원회를 거치고 실제 1개월이 넘게 회무를 알아가는 과정에 여러 가지 문제점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이 중 한 가지는 의협의 회비 납부율이고, 또 다른 하나는 회비 납부 방식입니다.

다른 여러 가지 문제들은 나중에 거론하기로 하고, 회비 납부 방식의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현재의 의협 회비(이하 중앙회비) 납부 방식은 구(군)의사회에서 구(군)의사회 회비 및 시도의사회 회비와 중앙회비를 수납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매년 이뤄지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를 통해 지역의사회가 활성화되고 각자의 역할을 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필자는 5월 30일 의협 총무이사로 받은 첫 번째 월급 전액으로 의협 중앙회비를 5년치를 선납했습니다.  일을 하고 받은 첫번째 임금 전액을 협회에 모두 돌려준 것입니다. 앞으로도 회비를 선납하는 제도가 만들어지기를 원하며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중앙회비를 선납하는 경우 시도의사회를 통하지 않고 중앙(대한의사협회)으로 직납할 수 있으면 합니다. 물론 선납금액은 시도의사회 의사회비를 포함해야 합니다. 현재 개원의든, 봉직의든 중앙회비만 선납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 곳에 오래 정착하지 못하는 개원의나 봉직의가 회비를 납부하지 않고 의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필자는 1999년 부산에서 개원을 시작해 경남 양산과 경기도를 거쳐 현재 서울에 개원을 했습니다. 외과의사로서 개원이 순탄치 않아 여러 번 생업의 자리를 옮긴 관계로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각 시도의사회나 구군의사회를 옮길 때마다 회비납부를 별도로 해야 했습니다. 회비 납부가 이중으로 이뤄지다 보니,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이는 성공적으로 개원해 한자리에 계속 병의원을 유지하고 있는 의사들은 느껴보지 못했을 경험일 것입니다. 

최근 서울특별시의사회는 병원에 봉직하는 의사들의 회비납부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는 일시적이라도 봉직의들이 중앙회비만이라도 납부할 수 있도록 유도해 그들이 의사협회의 일원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출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도의사회의 활동도 늘려가고 구군의사회의 활동에도 더 많이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모든 의사들이 힘을 모으고 화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먼저 시도한 회비 선납으로 많은 회원들이 협회 회비납부의 의무를 다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길 바랍니다. 자발적인 동료의식을 갖게 되고 협력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를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합법적으로 만들려면 의협 시도의사회장과 대의원들이 협조해주시길 바랍니다. 회비를 선납하는 경우에 한해서 중앙회비와 지역회비를 중앙, 즉 의협에 직접 납부할 수 있도록 정관 개정까지 제안드려 봅니다. 

최대집 회장 집행부는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회원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아직 집행부 초기라 미숙한 측면이 있지만, 투쟁을 위해 힘을 결집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회원 가입은 물론 자금에 대한 문제가 중요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대한정형외과의사회, 대한신경외과의사회, 대한신경외과병원협의회 등 많은 단체에서 투쟁자금을 기부하는 행사가 매주 이뤄지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봅니다. 여러 곳으로 옮겨다닐 수 있는 회원들을 배려하는 보완책이 마련되면 더욱 좋겠습니다.  

끝으로 본인은 개원을 했지만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습니다. 경기도에 거주하고 전세에 살고 있으며 빚마저 수 억원에 달하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협회가 더 잘 될 수 있도록, 회원들이 더 단합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한다는 마음으로 회비 선납과 발전기금을 납부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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