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회장 "소통 활성화하고 의정협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 내겠다"

공공의대 신설과 실손보험 청구 대행 등 막고 요양병원 가산제 확대, 포괄수가 높은 인상률 등 성과

[2020년 신년사] 총선기획단, 면허관리기구, 회관 신축 등 관심 당부…진료거부권 요구할 것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미리 발송한 2020년 신년사를 통해 "소통을 활성화해 의견수렴과 스킨십을 증진하는 데 힘써나가겠다. 회원들이 의료 최일선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보다 가시적인 성과들을 도출해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최 회장은 "2018년 출범한 제40대 집행부는 지난 한해 동안 회원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쏟아왔다. 비감염병 환자의 일회용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폐기물관리법시행령 개정안'이 지난해 10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으로써 그동안 업체 측의 일방적인 가격인상과 신규가입 제한 등으로 의료기관이 겪었던 큰 어려움에 다소 숨통이 트였다. 감염의 우려가 없는 일회용기저귀는 의료폐기물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건의한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한 공공의대 신설 움직임이 있었으나 의료계에서 공공의료 취약의 원인이 의사 수에 있지 않음을 인식시키고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접근을 촉구한 결과 현재 답보상태에 있다. 그러나 의료인력 양성과 관련한 논의는 계속될 것이고 이는 국민건강과 뗄 수 없는 거시적인 문제인 만큼 의료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2018년부터 추진해 온 의료감정원 설립이 지난해 결실을 맺기도 했다. 4월 설립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9월에 현판식을 가졌다. 공정성·전문성·객관성을 바탕으로 안정적 진료환경의 보장과 국민건강의 증진이라는 궁극적 가치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또한 의료기관에 대해 실손보험청구대행 의무화를 하려는 개악적인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도 국회 논의가 보류돼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의협을 중심으로 지역의사회 및 각 전문과목 학회와 의사회 등 전 의료계가 합심하고 일치단결해 잘 막아냈다. 특히 2주간 시행한 강력한 릴레이 성명의 힘이 컸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어려운 개원가의 경영난을 완화하기 위해서도 부단히 힘써왔다. 제도 도입 이후 꽁꽁 묶여 있던 7개 질병군 포괄수가가 내년부터 현재 수가 대비 6.5% 인상돼 약 1400억원 가량의 재정이 투입된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의원급이 7.9% 인상돼 종별 중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하게 됐다"라며 "8개 전문의로 제한됐던 요양병원 입원료 가산 인력기준이 폐지되고 26개 전문의로 확대될 예정이다. 의료인의 정상적 진료와 국민의 건강권을 제한하는 실손보험의 도전에 소송 지원 및 입법 대응 등을 통해 맘모톰 소송에서 승소하는 한편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은 한방물리요법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을 막아내는 성과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상대가치점수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2차 개편이 올해 마무리되고 기본진찰료 개선을 위한 3차 상대가치개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진료의 출발점인 진찰료의 현실화를 통해 진료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러한 가운데 의협은 '한국의료 정상화'라는 근본적인 의료제도 개혁을 위해 지난해 4월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를 출범시켜 활동해 왔다. 그 과정에서 7월 한 여름 폭염에 집행부가 릴레이 단식에 나서기도 했다. 오로지 한국의료 정상화를 위해서라면 제 한 몸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고 단식에 임했다. 회장이 왜 곡기를 끊고 처절히 외치는지, 우리 사회와 국민들께서 한번쯤 바라봐주시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의료계 각 영역에서 투쟁동력을 모아주시기도 했다. 그때 보내주셨던 응원과 지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한편으로는 지난해 9월부터 의-정 대화를 재개해 제도개선 과제들에 대해 집중 논의를 진행해 왔다. 문재인 케어의 전면 재검토와 한국의료 정상화를 위한 큰 전쟁과 함께 날마다 진료현장으로 나서는 회원들의 권익과 안전을 위한 작은 전투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회원들의 권익,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근본적인 '한국의료 정상화'를 위해서도 힘껏 달려온 1년은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그동안 정부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문재인케어'를 비롯한 일방적인 의료정책을 강행해왔고 이에 대해 합리적인 반대의 목소리를 내더라도 주목을 받기 어려웠다. 오히려 대통령의 이름을 건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가 '적폐'로 몰리고 각종 '기득권'의 프레임이 씌어져 매도당하기 일쑤였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을 맞이하는 지금, 2년 전 의료계가 우려하고 예언했던 문재인케어의 부작용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필수의료와 의료전달체계 붕괴는 급격히 가속화됐고 의료보험재정의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는 즉, 우리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목소리가 힘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정부의 요청으로 재개된 의정협의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2020년에는 협회의 합리적인 주장이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생각되는 만큼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12월29일 회장 불신임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한 안건이 상정된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렸다. 두 안건이 모두 부결됐으나 집행부는 임시총회의 결과를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두터운 신임의 뜻보다는 어려운 시국에서 회무의 지속성을 유지해 무엇보다도 회원들의 권익향상이라는 맡은 사명을 다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라는 따끔한 지적과 충고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최 회장은 "연말이라는 바쁜 시기에 임시총회가 개최됐고 많은 대의원들께서 참석해 주신 것은 그만큼 많은 이들이 회무추진의 미흡함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회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매우 송구스럽다. 임시총회를 계기로 지난 1년 8개월을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쇄신해 나가겠다. 그리고 회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새해에도 한국의료 정상화와 회원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아직도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다. 우선 4월에는 제21대 국회의원총선거가 치러진다. 한국의료 정상화를 위한 투쟁도 중요하지만 큰 틀에서의 정책 수정이나 변경에는 국회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대한의사협회 총선기획단의 활동에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 건축허가를 받은 이촌동 의협회관 신축이 본격화될 것이다. 그동안 신축기금을 쾌척해 준 회원들과 관련단체에 거듭 감사드리며 협회의 주인이신 회원들의 소중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회관건립에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또한 진료실에서의 폭력이 잦은 것도 한국의료가 정상적이지 못하기 때문이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반의사불벌죄 폐지, 진료거부권 보장 등을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요구해 반드시 제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독립된 면허관리기구를 통한 자율규제권 및 면허관리체계 확보를 위해 국내 실정에 맞는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와 함께 그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회장으로 당선된 이후 단 하루도 가벼운 마음인 적이 없었다. 회장으로서 할 일이 정말 많은데 3년의 임기는 제게 주어진 미션들을 달성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때문에 선택과 집중의 방식으로 효율적인 회무를 해나가려 한다. 임기 후반부에는 회원들이 의료 최일선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보다 가시적인 성과들을 도출해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의사사회에 다양한 직역이 존재한다. 개원의, 봉직의, 교수, 공보의, 전공의 등 근무형태나 세대에 따라서 입장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협회가 모든 목소리들을 충분히 듣고 절차와 과정을 거쳐 하나로 아우르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모든 계층을 만족시키는 답안지를 찾기는 쉽지가 않다. 게다가 의료계 현안들은 난마와 같이 얽혀 있고 복잡다단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협회가 회원들의 중앙회로서 위상과 권위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협회가 단합된 힘과 체계적인 질서를 갖고 있을 때 정부와 국회가 우리를 존중한다. 협회가 안정적인 회무를 펼쳐나갈 때 전문가단체로서 국민의 존경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제40대 집행부는 내부적으로는 소통을 활성화해 의견수렴과 스킨십을 증진하는 데 힘써나가겠다.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의협의 위상과 권위를 드높여나가는 최고의 전문가단체로서 존재감을 더욱 각인시켜나가겠다. 집행부가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의료계 화합과 단결, 발전을 위해 회원들께서 질책뿐만 아니라 용기와 지혜도 모아주기 바란다"고 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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