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협회 임영진 회장은 모든 의료기관에 보안요원을 채용할 수 있게 하고 이에 대한 수가 가산을 해준다면 폭행 근절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 회장은 11일 의료인 폭행 근절 대응책에 대한 질문에 “의료인 폭행 사건과 관련해 고민이 많다. 모든 병원급 의료기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 회장은 지난 6일 이번 응급실 폭행 사건이 발생한 전북 익산의 한 병원을 방문해 피해자 의료인을 위로했다. 임 회장은 "이번 폭행 사건 CCTV를 보고 매우 힘들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피해자가 잘 이겨내고 있어 고마웠다"라며 "선배 의사로서 이런 일을 막지 못해 죄책감을 느낀다"고 했다.
임 회장은 모든 의료기관에 경찰관을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할 수 있지만 실질적인 경찰인력 관계상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대형병원에만 일부 채용하는 보안요원 채용을 확대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다만 의료기관이 자체고용하면 그만큼 비용 부담이 따른다.
임 회장은 “의료원장을 맡던 시절에 보면 보안요원을 배치하고 '의료기관 내에서 폭행하면 의료법에 의거해 처벌을 받는다'는 안내 문구를 부착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 폭행 사건이 두 가지 측면을 도입한 이후에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 때 문제는 술에 취한 환자에 있다고 지적했다. 술에 취한 환자는 보안요원을 두려워하지 않을 뿐더러 해당 안내 문구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익산 응급실 사건의 가해자 역시 술에 취한 환자였다.
임 회장은 “술 취한 환자에 대해 가중처벌법을 적용해 술에 취더라도 처벌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보통과 같이 똑같이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술에 취한 사람조차 의료인 폭행의 위험성을 알 수 있도록 경각심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 회장은 “얼마 전 경찰이 흉기에 찔려 죽는 사고도 있었다. 미국은 공권력이 매우 강하지만, 우리도 사건 초기에 경찰의 강한 제압이 필요하다"라며 "경찰은 병원에서 그렇게 하기 어렵다고 답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공권력 강화는 분명히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폭행 문제의 해결을 위해 경찰청장 면담을 요청했다. 경찰청 측에서 청장의 국회 청문회가 끝난 이후에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 임 회장은 “의료인 안전은 환자 생명에 직결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 또 폭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출동하는 경찰의 초동대처에 따라 도움이 될 수 있다. 경찰에 항의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협조를 부탁하겠다”고 했다.
임 회장은 “술에 취해서 폭행을 저지른 사람이 가장 문제다. 이 때문에 경찰에 책임을 돌리는 것에 미안한 감정도 따른다. 다만 이런 일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진 사회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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