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3인 항소심, 엑스레이 추가 감정은 거절…응급의학과 전문의에 응급실 시스템 사실조회하기로

성남 어린이 오진 사망 사고 의사들 항소심 첫 공판 열려…의사 3명 모두 "양형 과하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수원지방법원 제 5형사부는 16일 2013년 8세 횡경막 탈장 어린이를 변비로 오진한 의사 3명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법원은 응급의학과 의사측이 요청한 감정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주의의무 판단에 대한 증인 신청은 사실조회로 대체해 받아들였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환자가 횡경막 탈장을 유발할 수 있는 외상이 있었는지를 두고 해당 초등학교에 사실조회도 한다. 법원은 가정의학과 의사측이 요청한 응급의학과 전문의에 대한 증인 신청도 받아들였다.

앞서 10월 2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1심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가정의학과 전공의 등 의사 3명에게 이 환자의 X-레이상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해 횡격막 탈장을 오진하고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며 금고 1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했고 곧바로 법정 구속했다.

구속된 의사 3명은 수원구치소에서 수감됐다가 지난 10월 29일 유족 측과 합의를 했고 지난 9일 보석 허가를 받고 이날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양형이 부당하다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의사 3인의 변호인은 양형이 부당하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응급의학과 의사 A씨의 변호인은 "업무상과실 판단과 인과관계 판단에 대한 법리오해가 있고 양형이 부당하다"고 말했다. 소아과 의사 B씨의 변호인은 주의의무 무죄를 주장하며 "양형이 부당하다"고 말했다. 가정의학과 의사 C씨(당시 전공의)의 변호인은 "유죄를 인정하더라도 양형이 부당하다"고 말했다. 

A씨의 변호를 맡은 현두륜 변호사는 "최초 응급실 내원 당시 엑스레이 판독 결과상 횡경막 탈장 진단 여부에 대해 이전의 감정결과가 다른 의견이 나왔다. 당시 엑스레이 사진을 영상의학과에 감정 요청한다"고 말했다. 

현 변호사는 "정확하게 흉부 엑스레이 봤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피고인이 놓쳤을 수 있지만 전산시스템상 올라오지 않아 못봤을 수 있다. 당시 병원 전산시스템에 올렸던 직원을 증인으로 신청하고 싶다"며 "당시 환자였던 초등학생 진료과정에서 횡경막 탈장을 유발할만한 외상 사고 질문에 대해 사실조회를 신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변호사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주의의무 판단에 대해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증인으로 신청한다"고 말했다.

B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환 변호사는 "이번 기록 근거로 해서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사실조회 신청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C씨의 변호를 맡은 이준석 변호사는 "사실 오인과 관련해 피해자가 반복적 고통을 느껴 병원을 방문했는데 피고인은 응급실에서 병원 시스템상 이를 몰랐다"며 "이에 대해 병원에 사실조회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또 당시 응급실 운영시스템과 관련해 당시 응급의학과 과장이었던 A씨의 증인 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법원은 "사후심이기 때문에 1심에서 하지 않았던 내용을 항소심에서 다시 판단할 수 없다"며 "감정은 이미 3차례 받았기 때문에 추가로 더 한다고 해서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치 않을 것이다. 이에 따라 감정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주의의무 판단에 대한 증인 신청은 사실조회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영상촬영실 직원 신문도 시스템에 대한 수사보고 상의 관련인의 진술이 있다. 수사보고에 따르면 영상 사진을 한 개만 보고 다른 한 개는 못 보는 것은 어렵다고 나와있다"며 "영상촬영실 직원 증인 신청은 우선 인증서를 제출한 다음에 중요성이 인정되면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법원은 "횡경막 탈장을 유발할만한 외상 사고 질문에 대해  사실조회는 받아들인다"며 "응급의학과 전문의 A씨에 대한 신문도 다음 재판에서 진행한다"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21일 진행된다. 재판부는 내년 1월 안으로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라고 했다.  

첫 공판이 끝난 후 가정의학과 의사 C씨는 "내가 더 실력 있는 의사였으면 아이가 살았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죄책감이 들고 괴로웠다"며 "경찰서에 처음 가서 조사 받을때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당시 병원 진료기록은 수기로 이뤄졌다. 재진인 줄 몰랐고 재진이었으면 그 전에 진료했던 종이로 된 기록을 건네받았어야 했는데 당시 그런 서류를 받지 않아서 몰랐다"며 "앞으로 이런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 짧은 기간 동안 같은 병원에 방문한 환자는 알람이 뜨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A씨의 변호를 맡은 현두륜 변호사는 "유족과 합의를 했으니 1심처럼 실형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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