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틀렸다는데 교수만 "문제 없다"

의협 "서울대병원 사망진단서 맞지 않다"

의사협회 김주현 대변인. 의협은 이날 고 백남기 씨 사망진단서와 관련 입장을 표명했다. ⓒ메디게이트뉴스
 
대한의사협회는 고 백남기 씨 사망진단서와 관련, 서울대병원이 직접사인을 '심폐정지',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기재한 것은 사실상 잘못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사망진단서를 의협 지침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의사협회는 5일 오후 '고 백남기 씨 사망진단서 논란과 관련 입장'을 통해 '의사협회의 진단서 등 작성·교부 지침'을 기준으로, 현재 논란이 되는 부분을 지적했다.

의협은 우선 서울대병원이 고 백남기 씨의 직접사인을 '심폐정지'로 기재한 점을 거론하고 나섰다.

의협은 "사망진단서에서 가장 흔한 오류 가운데 하나가 직접사인으로 죽음의 현상을 기재하는 것"이라면서 "사망하면 당연히 나타나는 사망의 증세를 절대 사망원인으로 기재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또 의협은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기재한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의협은 "지침에 따르면 사망의 종류는 직접적인 사인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선행사인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고인의 경우 선행사인이 '급성 경막하 출혈'인데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기재했다. '외상성 요인'으로 발생한 ‘급성 경막하 출혈’과 ‘병사’는 서로 충돌하는 개념"이라고 못 박았다.

병사로 기재할 게 아니라 사실상 '외인사'로 했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의협은 "이번 사건을 통해 의료현장의 각종 진단서가 공정하고 충실한 근거를 갖추며, 무엇보다도 진실을 바탕으로 작성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이 충실히 지켜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고 백남기 씨의 주치의인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는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기재했다고 해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작성한 고 백남기 씨 사망진단서. Jtbc 화면 캡처


한편 의사협회의 공식 입장은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위원장 이윤성 교수)가 지적한 대목과 일맥상통한 부분도 있지만 차이점도 있다.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는 사망진단서 논란이 확산되자 자체 조사를 거쳐 지난 3일 고 백남기 씨의 사망의 종류는 '병사'가 아닌 '외인사’라고 발표한 바 있고, 이는 의사협회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의협은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가 주치의인 백선하 교수의 재량권을 인정한 것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하고 있으며, 이는 의협이 공식 입장을 표명한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는 고 백남기 씨가 '외인사'에 해당하지만 사망진단서의 경우 진료를 담당한 의사가 작성하는 만큼 주치의인 백선하 교수가 '병사'라고 기재했으면 재량권을 인정해 '병사'로 볼 수밖에 없으며, 강제로 '외인사'로 수정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사실상 '병사'로 쓰고, '외인사'로 읽는다는 것이어서 논란을 키웠다.
 
반면 의협은 주치의의 재량권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의 입장에 동의하지도 않았다. 

서울대병원이 진단서 지침에 맞게 사망진단서를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처럼 주치의의 재량권을 인정하지도 않았다.  
 
다만 의사협회 김주현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서울대병원은 사망진단서를 지침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창욱 기자 ([email protected])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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