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한의사 의료일원화 논의하자"

의협 "복지부 주도의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협의 불가"

"한의협, 전문가답게 주장에 대한 근거 제시하라" 압박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한 복지부 협의체에는 들어가지 않겠다. 이 문제는 의사와 한의사 전문가들이 자율적으로 협의할 사안이다."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둘러싼 의료계와 한의계간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가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에 의료일원화를 포함한 현안을 논의할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의협은 9일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만큼, 포퓰리즘이 아닌 전문가적 판단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같은 의협의 입장은 보건복지부와 한의협 양측을 겨냥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주최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한 공청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 올해 상반기 안에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는 지난해 말 경제단체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차관이 참여하는 '규제기요틴 민관합동회의'에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허용 범위'를 검토해 왔다.   이에 대해 의협은 한의사들에게 현대의료기기를 선물하기 위한 협의체에는 절대 들어갈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의협은 성명서에서 "보건복지부 등 일각에서 말하는 협의체는 의료의 전문가가 아니며,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주체들이 서로 뒤엉켜 자칫 정치적인 논쟁으로 치닫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면서 "의료계는 이와 같은 정부의 협의체 구성을 반대하며 참여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의협은 한의협이 '국민의 66%가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찬성한다'는 등의 신뢰할 수 없는 설문조사 결과를 현대의료기기 사용 명분으로 삼으려는 것은 전문가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협은 "의료계는 이번 국회 공청회에서 김용익 의원이 '의사-한의사 전문가들이 자율적으로 협의하라'’는 제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공청회에서 김용익 의원은 "정부와 국회의 개입 없이 의협과 한의협이 협의체를 구성해 결정 사항을 가져오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의협 범의료계 비상대책위원회 강청희(의협 상근부회장) 공동위원장은 "한의협은 단식이나 여론조사 등을 통해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요구할 게 아니라 전문가단체에 걸맞게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걸린 중대한 문제를 정치적 파워게임으로 해결할 게 아니라 복지부, 의협, 한의협 3자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자는 것이다.   우선, 한의사들이 단순히 현대의료기기를 허용하라고 요구할 게 아니라 이 문제를 의료일원화 내지 면허일원화 관점에서 머리를 맞대볼 필요가 있다는 게 의협의 판단이다.   의사와 한의사는 면허제도를 통해 의료행위 또는 한방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부여 받았다.  강청희 공동위원장은 "한의계가 한방도 과학화가 필요하고, 현대의학을 수용하겠다고 하면 더 이상 한의학이 아니다. 한의학은 전통의학이기 때문에 면허를 따로 준 것인데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겠다고 하면 의료일원화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사들이 배타적 권리를 포기하고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한다면 면허이원화가 무의미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의협은 만약 한의협이 의료일원화와 별개로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겠다고 한다면 이 역시 의료계와 한의계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한의대 교과과정, 한의학적 원리, 이론체계 등)를 제시하고,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의협이 이날 성명서에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전문가간에 협의할 경우 국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안전'과 '오진'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들도 반드시 논의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의협의 이날 성명서는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여부를 복지부의 독주 혹은 한의사들의 여론전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전문가들이 검증을 거쳐 판단해야 한다는 것을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한의협이 의협의 제안에 대해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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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욱 기자 ([email protected])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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