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감염병 예방·관리… 의무신고와 네트워크 구축으로 대응

"인프라 구축에만 치중하지 말고 기술지원 등 예방관리 노하우 전수해야"

사진: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제 25차 연수과정.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효과적인 감염병 예방·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감염병 의무신고를 독려하고 감염관리 네트워크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는 29일 제 25차 연수과정에서 '감염병 신고체계 따라잡기' 교육과 '감염관리 권역 네트워크 사례 및 전망'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감염병 신고체계 익혀 제때 감염병 신고 필요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택수 교수는 '감염병 신고체계 따라잡기'라는 주제로 감염병 신고 체계를 소개하며 감염병 의무신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의료진은 감염병 환자 진단 또는 사체를 검안하거나,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자 진단하거나 사체 검안하는 경우, 감염병 환자 등이 제 1군부터 제 4군까지 해당하는 감염병으로 사망하는 경우에 소속기관의 장에게 감염병을 신고한다. 기관은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보건소장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법정 감염병은 6개군 80종이다. 제 1군부터 제 4군까지 감염병은 즉시 신고해야 한다. 인플루엔자는 제 3군 감염병에 속하지만 너무 많아서 즉시 신고가 어려운 만큼 7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며 '제 5군 감염병와 표본감시, 지정된 경우에만 감염병을 7일 이내에 신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질병관리본부에서 감염병자동신고시스템을 도입했다.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의료기관별로 현재 계속 도입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말에 도입했다"고 밝혔다.

감염병자동신고시스템은 의료기관의 신고담당자가 별도로 감염병신고서식을 작성하지 않고 의료정보시스템(EMR)에서 자동으로 작성된 내용을 확인 후 전송하는 시스템으로 신고 누락 및 지연을 방지하는 기능이다. 이 시스템은 1954년 규정된 감염병 신고의무에 대해 의료기관의 신고율이 저조하자 신고율을 제고하고 감염병 발생에 초기 대응하기 위해 도입됐다.

김 교수는 "서울대병원은 검체결과 신고에 대해서 추가로 진단검사의학과에서 검사 결과를 조회하는 창을 만들어 확인이 용이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질병관리본부에 감염병 검체 겸사를 의뢰할 때가 있는데 이 경우에 질본은 본인들이 검출한 결과를 스스로 신고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법정 감염병 자동 신고 체계는 지난해 9월쯤에 완료됐고 검체 결과 자동 신고 체계는 최근에 완료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생물작용제와 관련해 인체·인수병원군도 신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미생물을 배양하다보면 인체·인수병원균이 검출되기도 한다. 1년 전쯤 경험인데 처음에 병원균이 나왔을때 혼란스러웠다"며 "이것도 꼭 신고해야 한다. 균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보유하는 것이고 의료기관은 신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기관이 병원균을 폐기했더라도 하루라도 균을 보유했으면 신고해야 한다. 폐기할 떄 사진을 찍어 첨부하면 된다"며 "처음에 잘 몰라서 질병관리본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로 신고를 했는데 그럴 필요는 없었다. 질본에 신고하면 산자부에 따로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감염병을 신고하지 않으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79조와 화학무기·생물무기의 금지와 특정화학물질·생물작용제 등의 제조·수출입 규제 등에 관한 법률 28조 위반으로 벌금과 징역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활성화로 지역별 감염병 예방관리 체계 구축

부산대학교병원 감염관리실 박남정 팀장은 의료관련감염병 예방관리 사업의 사례를 소개하며 거점병원과 참여병원의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으로 감염병 관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팀장은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종합대책을 추진한다"며 "그 전까지 대책은 단편적인 데에 그쳤다. 감염병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면서 인력, 수가보상, 시설운영, 기술지원, 감시체계 등 분야 별로 전문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하지만 여전히 정책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인프라 구축에만 집중하다보니 시설, 인력, 교육, 지침, 자문 등 부족한 점이 많다. 실제로 의료진을 대상으로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 65%가 감염병 예방관리와 관련해 노하우를 전수받는 기술지원이 필요하다고 꼽았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민간 협력 거버넌스와 환자 이송체계 구축 등 이와 관련된 사업이 막 시작됐다. 올해 기준으로 총 185개 의료기관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정부는 의료관련감염 진료전달 체계를 중앙, 권역, 지역 별로 구분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병 전문병원은 중앙에서 전달체계 운영지원을 한다. 시·도별로 국립대병원 등 권역중심병원은 지역 내 의료기관의 의료관련 감염환자를 진료하고 의뢰, 회송하는 역할을 한다"며 "시·군·구 단위 지방의료원 등 지역 중심 병원은 요양병원, 중소병원, 의원 등 참여병원을 대상으로 감염병 자문, 교육 등 교류를 하는 체계다"고 말했다.

해외 우수 사례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감염관리 사례와 일본 후쿠오카 병원의 사례가 소개됐다.

박 팀장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SPICE'는 김염관리 인력에 대한 교육사업과 컨설팅 사업을 한다. 홈페이지에 자문 내용을 입력해 저장하면 전문가 집단이 답변을 준다. 교육은 본인이 소속된 병원 형태에 따른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일본 후쿠오카 병원은 2015년 권역중심병원과 총 80여개 참여병원이 참여하는 네트워크를 시행했다. 일본의 감염관리실 인력은 한국과 달리 의사와 간호사 외에 약사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권역중심병원은 서로 감염관리 활동을 모니터링하면서 장점을 익히고, 병원급은 중심병원에 자문을 의뢰하고 답변을 주며 정기적인 미팅을 가진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부산대병원이 감염병 예방관리 사례 우수사업으로 선정 됐다"며 "부산은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CRE) 사례가 많아 거점병원이 부산대병원이 참여병원들과 CRE 감염관리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을 첫해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CRE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실제로 감염관리 시행률이 올라갔는지 확인하는 것을 장기 목표로 삼았다. 교육 이후 CRE 관련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어떤 점이 미흡했고 교육으로 얼마나 향상됐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급병원에서 감염병 환자의 치료를 마치고 요양병원 등 2차 병원으로 환자를 전원하려면 2차 병원에 감염병 관리 기술을 전수하는 등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며 "또 로테이션이 잦은 감염관리실 직원의 역량강화를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 감염관리 표준화 작업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사업 대상이 요양병원, 산후조리원, 재활병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크를 크게 구축하는 것이 감염병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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