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의사들에게 의대교수란?

의사 장관 내정자 비난하는 일선 의사들

연금 개혁의 사명을 띠고 보건'복지'부 수장에 오른 문형표 전 장관은 메르스 한 방에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경질됐다.
 
전 장관의 '보건'에 대한 미숙함 때문에 의료계는 의료인 출신 장관의 필요성을 역설하기에 수월했고 정부는 그 뜻을 받아들여 정진엽 전 분당서울대병원장을 '보건'복지부장관 자리에 내정했다.
 


의협 손문호 정보통신이사가 보건부 독립을 위해 만든 홈페이지()


...라고 의사들은 처음에 믿었다.
 
하지만 원격의료에 대한 정 내정자의 '소신'은 의사들에게 잔뜩 실망감을 안겨줬다.
 
 
일선 의사들의 반발
 
분당서울대병원의 원격의료 특허 등록자 중 한 명인 정 내정자는 의사들이 꾸준히 반대한 '원격의료'를 일관성 있게 주장해 '동종 업계 종사자'에게 아낌없이 질타를 받고 있다.
 
일선의 한 의사는 이런 소신에 흥분하며 "난 이번엔 (평소에 지지하지 않던) 야당을 지지하겠다"라고 말하고, "야당 국회의원들이 청문회에서 정 내정자를 탈탈 털어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24일 열린 청문회에서 정 내정자는 의료계의 비판적인 시선에도 본인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원격의료는 의료서비스가 닿지 않는 도서 지역과 군부대, 해양, 교정시설 등에 의료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면서 "의료 공공성 확충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청문회 관련 기사가 나오면서 의사들은 정 내정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이어갔다.
 
지방의 A 봉직의는 "정 내정자님 국내 의료 취약지 좀 알려주세요"라고 반문하고, "미국처럼 땅이 넓지도 않은 나라에 웬만한 산간 지역 곳곳에 의원이 들어가 있고, 보건소가 설치돼 있는데 과연 원격의료가 어느 곳에서 필요한지 모르겠다"라고 되물었다.
 
다른 B 의사는 "의사의 적은 역시 의사"라며 "하지만 정 내정자는 의사도 아니다. 그냥 의대교수일 뿐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의대 교수'로 확장된 불만
 
상당수 의사들은 의대 교수 신분인 그가 의사를 대표할 수 없다고 말한다. '묻지마 경쟁'과 '의료덤핑'이 활개를 치는 개원가를 그가 제대로 이해하긴 힘들다는 것이다.

 

정 내정자에 대한 의사들의 SNS 반응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는 정 내정자의 과거 행적과 더불어 그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쏟아내고 있다.
 
일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의사들은 "과거에 정 내정자와 같은 병원에서 근무했던 의사들은 그와 관련한 리베이트 사건이라도 터트려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격한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정 내정자를 향한 의사들의 이런 비난은 그들이 반대하던 원격의료 정책 자체에 대한 반감도 반감이지만, 평소 그들이 가졌던 의대 교수에 대한 반발심과 무관하지 않다.
 
한 의사는 "의대 교수 하면서 잘 먹고 살만 했으니 장관이나 하면서 이름이나 남기셔야죠?"라고 비꼬았고, 다른 의사는 "교수들은 민초 의사들과 이미 다른 사람"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서울에서 근무 중인 C봉직의는 이런 의사들의 반응과 관련하여 "일반 의사들은 수련의 시절 노동착취의 주체였던 대학교수들이 의권 회복의 기회마다 본인들의 역할은 소홀히 한 채 일부 정책을 본인들의 입맛대로만 활용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를 예로 들었다
 
그는 "의사들 사이엔 의대 교수들이 의전원 제도를 통해 국가의 혜택은 혜택대로 받고, 의대 진학이 힘들던 그들 자녀들의 입학을 수월하게 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퍼져 있다"라고 전했다.
 
이런 불만 때문인지 모 의사는 "이번(청문회)을 기회로 의대 교수들에 대한 비리 좀 파헤쳐졌으면 좋겠다"라는 다소 충격적인 바람을 웹 상에서 피력했다.
 
교수들의 이기심 때문이든 일선 의사들의 피해의식 때문이든 지금 두 집단 사이에 감정을 풀기 위한 무언가가 필요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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