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의료연구소는 최근 부산광역시를 상대로 제기한 한방난임사업 관련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3일 밝혔다.
연구소는 “올해도 각 지자체에서 이뤄졌던 한방난임사업에 대한 결과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서 확인하고, 이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연구소의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하지 않고 한방난임사업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그런데 부산광역시에서만 해당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정보이므로 공개할 수 없다는 답을 보냈다”고 했다.
연구소는 “부산광역시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이의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부산광역시는 최종적으로 정보공개거부처분을 내렸다. 지난해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공개했던 내용과 동일한 내용을 정보공개청구했음에도 합당하지 않은 이유를 들어 정보공개거부처분을 내린 부산광역시의 결정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연구소는 2018년도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 최종 결과보고서 및 2018년도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에 대한 세부 사항에 대한 정보공개 요청에 대해서 정부공개거부처분을 내린 부산광역시를 상대로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는 연구소의 승리로, 연구소는 8개월만에 부산시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 최종 결과보고서를 손에 쥐게 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부산광역시가 정보공개거부처분을 내렸던 법적 근거는 개인정보보호법 제3조,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와 제7호였다. 특히 부산광역시가 정보공개거부의 근거로 주로 내세운 것은 바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와 제7호(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는 “피고(부산광역시)가 이 사건 정보를 공개하더라도 피고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 객관적으로 현저하게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정보는 법인 등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이 아니고 공개를 거부할 만한 정당한 이익 또한 없다고 보이므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소정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연구소는 “지난 11월 8일 재판부는 연구소가 제기한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에 대해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부산광역시는 항소를 포기하고 재판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올해 4월 10일 연구소가 부산광역시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던 2018년도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 최종 결과보고서 및 2018년도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에 대한 세부 사항이 8개월 가까운 시간이 지나서야 연구소에 공개됐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지자체의 모든 사업은 그 과정과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공개된 정보를 통해 해당 사업의 타당성 없음이 드러나면 사업이 철회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원칙이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연구소는 2017년 창립 당시부터 유효성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한방난임치료가 지자체 선심성 행정의 도구가 되어 확산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한방난임치료는 난임 여성의 자연임신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신성공율을 보여 효과도 없을 뿐만 아니라,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연구소는 “한방난임치료는 난임 환자들에게 검증된 난임 치료를 받을 시간과 기회마저 놓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궁극적으로는 난임을 더욱 조장하는 행위로 볼 수도 있다. 연구소는 이 같은 주장을 각종 문헌 고찰을 통해서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2017년부터 올해까지 3년에 걸친 전국 지자체 한방난임사업 결과 분석을 통해서도 한방난임치료의 문제점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3년간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한방난임치료는 난임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행위를 했다고 말하기 민망한 수준의 성과를 보여줬다. 지자체가 무분별하게 시행하는 한방난임사업은 난임 환자를 대상으로 자행되는 엉터리 임상시험에 지나지 않고 난임 환자의 건강을 해칠 우려도 있으며, 세금만 낭비하는 사업이므로 철회돼야 마땅하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보건복지부와 지자체는 한방난임사업을 철회하려 하기는커녕 오히려 확대하려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초로 연구소가 한방난임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을 당시에는 해당 문제가 의료계 내부에서도 생소했고, 일반 국민들도 연구소의 주장에 대해서 직역간 밥그릇 싸움 정도로 치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연구소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정확한 분석 및 근거 제시 등을 통해 의료계 내부에서부터 한방난임사업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다. 이는 정치권을 넘어 일반 국민들에까지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의 변화가 이번 행정소송의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번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본 연구소의 승소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도 바른의료 세우기’라는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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