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도 '심초음파 인증제 보조인력 확대' 맹비판

이승우 회장, "심장학회 행보 심초음파 수련 중요성 강조하는 분위기에 역행"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최근 보조인력을 대상으로 심초음파 인증제를 확대하겠다는 심장학회의 계획에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7일 성명을 통해 "심초음파에 대한 전공의 수련기회를 박탈하고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하는 데 학회가 앞장서고 있다"라며 "비의사에게 실시간 진단 도구인 초음파를 직접 시행하게 한다는 발상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A전공의는 “병원에서 수없이 많은 심초음파검사가 이뤄지나 일부 본인 시간을 내어 교육을 해주는 지도전문의 외에는 체계적인 심초음파 교육은 이뤄지지 않는다"라며 "‘초음파’라는 커리큘럼이 있지만 실제로는 병동 업무에 치여 교육시간을 확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매일 여러 방에서 심초음파가 돌아가지만 순환하며 담당하는 전문의 1명 말고는 대부분 소노그래퍼라고 불리는 직종에 의해 검사가 이뤄지고 전문의는 판독만 하는 현실이라 심초음파 역시 전문의에게 배우지 못하고 타 직종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서러운 심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심초음파는 의사 외에 다른 인력이 단독으로 시행하면 불법이다. 많은 병원에서 공공연하게 일하고 있는 일명 심초음파 보조인력(소노그래퍼, Sonographer)라는 직종도 국내에서는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전공의 교육 대신 훈련된 불법 보조인력을 고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동시에 전공의는 더 많은 수련기회에 목말라 있다. 앞서 지난 2016년 대전협이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내과 전공의들은 "전공의 수련과정에 필수항목으로 포함돼야 할 심초음파 수련을 50건 이상 경험하는 것이 적당하며 환자 시술 시 지도감독 하에 전부 혹은 일부 시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바 있다.

B 전공의는 “내과 전공의 수련과정에 초음파 교육이 의무화됐다. 심초음파검사 비중이 복부, 갑상선, 골관절 등 각종 초음파 검사 횟수를 합친 것과 동일하다”며 “초음파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전체 초음파 교육의 절반을 차지하게 해놓고 이렇게 가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지난 16일부터 내과 전공의를 대상으로 심초음파 관련 설문조사에 착수, 이번 논란에 대해 의견 수렴 중이다.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병동 업무에 치여 심초음파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공의들의 제보가 잇따른다. 직접 시술을 해보기 위해서 지도전문의가 아닌 다른 직원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내과학회에서도 심초음파 수련의 중요성을 강조해오고 있으나 최근 심장학회 행보는 반대로 가고 있다. 우리의 스승인 교수님들로 구성돼 있을 학회에서 전공의 수련에는 관심이 있기나 한지, 후배 의사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은지 답답한 심정이다"라며 "회원의 의견이 수렴되는 대로 이번 논란에 범의료계와 전폭적으로 협조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심초음파 보조인력 # 소노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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