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 치료 제한 우려…흉터 적은 수술법 있어도 건강보험 급여기준에 막혀

[칼럼] 이세라 외과 전문의

한예슬 씨의 지방종 수술, 지방흡입이나 맘모톰은 불가·최소절개술은 추가비용 못받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이세라 칼럼니스트] 최근 인기 연예인 한예슬 씨의 몸통에 발생한 지방종이 커다란 문제가 됐다. 지방종은 몸의 어느 부위에나 발생할 수 있는 양성 종양을 말한다. 양성 종양이란 암과는 관련이 없는 일종의 착한 종양을 지칭한다. 
 
필자도 외과의사로서 필자도 지방종 수술을 많이 하는 편이다. 지방종 수술을 할 때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첫 번째는 환자의 흉터를 최소화하는 등 더 나은 수술 방법을 선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환자에게 이를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막혀 있다. 이는 바로 급여기준의 제한 때문이다.
 
건강보험법에 의하면 비급여로 지정된 몇가지 질환(기미, 발기부전 등)을 제외하면 모두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이 중 일부는 기준이 정확하지 않거나 기준을 매우 까다롭게 정했다. 외과의사 입장에서 보면 실제 임상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시술이나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한예슬 씨의 지방종이 바로 이런 경우다. 검사를 통해 지방종이 확실하다면 최근에 많이 시행하는 지방흡입이나 맘모톰이라는 장비를 통해 흉터 없이 제거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모두 ‘임의 비급여’라고 해서 불법에 해당한다. 임의 비급여란 의사가 수술을 해줘도 환자에게 혹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비용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사가 지방종을 제거하면서 ‘불법’을 해가면서 까지 선의의 최선의 치료를 하기는 힘들다. 건강보험에 정해진 대로 절개술을 해야 할 뿐이다. 
 
한예슬 씨의 경우 절개술에서도 조금 더 나은 치료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즉, 흉터를 감추기 위해 종양의 위치보다 먼 곳에 절개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외과의사로서는 환자들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못한 것은 외과의사로서, 그리고 한예슬씨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필자가 지방종 수술을 할 때 선택한 방법은 급여기준을 충족하면서 최소로만 절개하는 방식이다. 이 수술방법은 스스로 고안해냈지만, 건강보험에 지정된 것보다 치료비를 더 받을 수는 없다. 다시 말해 기존 방식대로 해당 부위를 절개하는 수술법과 환자를 위해 최소한으로 절개하는  수술법 사이에 건강보험 수가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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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네 가지의 한계점이 드러난다. 첫 번째로 건강보험 치료에 적용되는 급여 항목에서는 합의 비급여 등과 같은 제도적 장치가 없어 최선의 선택을 방해하고 있다. 의료법에서는 최선의 방법으로 치료할 것을 명시하고 있으나, 건강보험법에서는 규정이 아직 명확하지 않거나 비합리적이다.

두번째는 지나치게 엄격한 급여기준과 제도로 인해 의료발전을 저해하는 부분이 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그만큼의 가격을 보상해줘야 하지만, 건강보험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지방종 수술에서만 봐도 환자가 절개술 외에도 지방흡입, 맘모톰 등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로는 정상적인 지방종 수술에 대한 위험부담료(혹은 보험료)가 너무 적다. 한예슬씨에 대한 보상을 위해서는 5000개 이상의 지방종을 수술해도 보상이 불가능할 것이다. 의료소송이나 합의금은 고스란히 병원과 의사의 몫이 된다. 

네 번째로는 지방종과 같은 의학적 필요성이 덜한 양성종양은 비급여로 전환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의사가 환자를 위해 다양한 치료법을 마련할 수 있다. 
 
최근 비급여의 급여화 혹은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가 의료계나 국민들에게 커다란 화두가 되고 있다.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기 위해 문재인 케어를 추진하고 있다. 의사들은 문재인 케어를 무조건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3800여개 비급여가 급여로 전환될 때 급여기준에 따라 치료의 제한이 늘어날까 우려된다. 의사들은 환자를 위해 시행하는 최선의 치료법을 인정받길 원할 뿐이다. 

앞으로 정부가 올바른 의료정책을 위해 의료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합리적인 대화에 나서기를 바란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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