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복부초음파 급여화에 개원의협의회 패싱, 개원의 권익은 어디에" 개원의협의회 법인화 추진

상대가치위원회도 의학회와 동수 구성해야…의약분업 때 개원가 건보재정 8조→현재13조에 불과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가운데)과 임원진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개원의협의회가 개원의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법인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대한의사협회와 회원이 겹치는 형태가 아니라 각 전문과 의사회 단체가 회원으로 들어오는 형태의 법인화를 추진한다. 각 의사회에서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얻는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는 25일 그랜드힐튼 서울호텔에서 열린 2018년 제22차 추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 기간 중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7월 1일 대개협 김동석 회장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첫 번째 열린 학술대회다. 

김 회장은 “대개협 법인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회의를 하고 있다. 대개협은 의협과 회원이 겹치는 형태가 아니라 단체 회원으로 구성해보고자 한다. 모든 전문과가 이를 허용한다면 바로 사인을 받고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법인화의 필요성으로 개원의만을 위한 독립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대한의학회나 대한병원협회에 이르는 개원의들만의 위상 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의협과 보건복지부의 협의체를 구성할 때 대개 대개협 위원은 한 명에 불과하고 의협이 개원의를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라며 "그러다 보니 학회 위주로 협의체가 꾸려지거나 개원의들의 입장이 전달되지 않을 때가 많다. 복지부의 모든 공문은 의협을 거쳐야 대개협으로 온다”라고 말했다.  

대개협을 패싱하고 개원의들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는 일도 있었다. 최근 개원가에서 많이 쓰이는 비뇨기계와 생식기계의 하복부 초음파 급여화 논의를 시작했지만 대개협은 여기에 관여하지 못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예전에는 급여화를 추진할 때 의협이 대개협에 공문을 보낸 다음에 적절한 위원을 추천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의협이 대개협을 ‘패싱’했다”라며 “복지부가 각 단체를 직접 만나자고 해서 의협을 패싱했다고 하는데, 의협이야말로 이렇게 (대개협을 패싱)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대개협은 개원의를 대표해서 각종 협의체에 참석할 수 있다. 대개협이 직접 참여하면 급여화 회의에서 의학회와 동수 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라며 “의협 위원은 그 상위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진찰료 개편을 위한 상대가치위원회에도 개원의들이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상대가치위원회는 대부분이 학회 교수들이고 개원의는 수적으로 구성이 안 된다. 의협에 개원의와 학회의 동수 구성을 요청했다”라며 “개원의들 수준이 교수보다 낮지 않다. 의학회와 동등한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 회장은 “내년 의원급 수가인상률도 2.7%밖에 얻어내지 못했다. 의협이 개원의를 대신해서 수가협상을 하는데, 적어도 개원의에 위임을 한다면 개원의들을 위한 주장을 충분히 펼칠 수 있다”라며 “실제로 대개협은 수가 협상단에서 활동했던 분들이 이사진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대개협이 법인화된다면 의협이 앞으로 더 큰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의협 산하에 법인화된 개원의 단체가 필요하고 이렇게 되면 개원의들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인숙 의원이 대개협 학술대회 축사에서 택시기사들이 투쟁을 해서 힘들다고 한다. 대개협도 (국회를 힘들게 하지만 힘이 있는)이런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기대했다. 

김 회장은 “대개협 새 집행부가 구성된 다음 회원의 자존감을 되찾고 의료환경 개선과 회원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일차의료활성화 특별위원회 등 TF를 만들어서 움직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대개협은 선제적인 정책 제안을 해보고자 한다. 현재 의료계는 방어적인 역할만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의료계에 불리한 법안 100개 중에 30개를 막는다고 하면 70개가 통과된다”라며 “대개협이 의협과 공조해서 정책개발을 많이 하겠다. 100개를 제안해서 정부가 30개를 막으면 70개는 통과될 수 있다”라고 했다. 

김 회장은 “최근 의협의 준법진료 선언은 전공의와 교수들의 총파업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수순이라고 본다. 전공의와 교수들이 총파업에 참여하면 개원의들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현실적으로 개원의들이 병원 문을 닫고 파업에 동참하기란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 평일이나 토요일에 파업을 한다면 업무 개시 명령이 떨어지기도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협 최대집 회장의 방향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가 의사의 미래를 망치려고 (투쟁을)하는 것은 아니다. 의사들이 힘들다 보니 국민정서를 고려하기 보단 당장 투쟁에 나서는 것이다"라며 "의협도 내년 정기총회까지는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다만 의협은 준법진료의 방법론을 심도있게 논의해서 로드맵에 따라 진행하길 바란다. 준법진료 선언은 상임이사회에서 논의해서 진행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는 투쟁으로 회장이 됐고 이로 인해 나아진 것이 많지 않다. 투쟁은 투쟁이고 복지부와 내부적인 협상도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장현재 총무부회장은 “개원의들의 법정단체가 만들어져서 국가 정책에서 개원가를 살리는데 노력하고 개원의 현실에 맞는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라며 "의협은 그동안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가 많았다. 그래서 협상력이 약화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건강보험 재정 69조원을 운영하는데 이 중 개원의 3만 3000명이 13조원을 나눠갖고 있다. 2000년 의약분업을 시작할 때 8조원이었지만 파이가 별로 늘지 않았다"라며 개원의들의 권익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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