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약 2000명 전공의 진료 중 폭력 당한 적 있다" 설문 발표

'2018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서 응급의학과, 신경과, 성형외과 순으로 폭력 노출 심해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7일 진료 중 폭력 위험에 노출된 전공의가 약 2000명에 달한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대전협은 이날 지난해 9월 2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온라인으로 시행된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에서 ‘전공의 진료 중 폭력 노출’ 관련된 문항 결과를 일부 공개했다. 

대전협이 공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전공의 3999명 중 약 50%에  이르는 전공의 1998명이 "병원에 근무하면서 환자 및 보호자로부터 폭력(폭언, 폭행, 성폭력 등)을 당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폭력 노출 빈도가 가장 높은 진료과는 응급의학과(87.8%)였다. 이어 신경과(66.3%), 성형외과(64.0%), 피부과(59.3%), 신경외과(58.5%), 정신건강의학과(58.3%), 내과(56.3%), 정형외과(54.3%), 재활의학과(52.9%), 안과(51.6%) 순이었다. 소아청소년과(51.4%), 외과(47.2%), 산부인과(46.3%)가 다음을 이었다. 

응답자들은 "최근 6개월간 환자 및 보호자의 폭력으로 인해 진료 수행이 어려웠던 적은 몇 회입니까"라는 질문에는 "평균 4.1회 노출된다"고 답했다. 특히 응급의학과는 12.7회, 비뇨의학과는 5.3회, 안과는 4.4회로 전공의가 진료 중 폭력에 상당히 높은 빈도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최근 6개월간 환자 및 보호자의 폭력으로 인해 근무 복귀가 힘들 정도의 상해를 입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약 40명의 전공의가 "그렇다"고 답했다.

대전협은 "최근 故 임세원 교수 사망 사건으로 의료인 폭력 및 안전한 진료 환경 마련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들 역시 근무 중 폭력 위험에 상당수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환자, 보호자와 가장 많은 시간을 접촉하는 전공의 근무 특성을 고려해 이들을 위한 보호책 또한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협 서연주 홍보이사는 "설문결과에서 알 수 있듯, 병원에서 환자 및 보호자와 가장 많은 시간을 접촉하는 전공의들은 다양한 폭력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며 "저 또한 인턴 근무 당시 폭력 위험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서 홍보이사는 "안전한 진료 환경 마련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나오고 있다"며 "전공의 안전을 위한 예방책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정신건강의학과를 수련하는 전공의 입장에서 故 임세원 교수님 비보를 처음 접했을 때 슬픔과 두려운 감정이 앞섰다"며 "의료 최전선에서 자신의 안위보다도 환자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전공의들에게도 폭력은 충분히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다. 환자의 진료권과 의사의 안전권 모두 존중받을 수 있는 안전한 진료 환경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앞서 해당 설문 결과에 대해 고려대학교 의학통계학교실(책임교수 안형진)의 통계학적 검증 및 분석 과정을 완료했다. 현재 중복값을 제외하고 총 131개의 소속병원(계열 병원 포함) 및 4986명의 응답 수에 해당하는 결과가 검토 중이다. 설문조사에 대한 최종 결과는 오는 18일 메디스태프 및 닥터브릿지 웹사이트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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