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파문으로 줄기세포 '휘청'

산업 전체로 불신 확산되자 타격 우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최순실 파문이 정부의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특혜 의혹으로 불똥이 튀면서 세포치료제 업계가 산업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정당하게 허가받은 치료제와 산업 자체가 박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이슈와 맞물려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 있다는 우려인데, 줄기세포에 대해 불신으로 인해 의혹을 키우는 양상이다.
 
최근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재직 당시 품목허가 되지 않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시술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지만, 차병원 계열사 차바이오텍이 줄기세포 연구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번졌고, 줄기세포 산업 전반에 대한 수혜 의혹으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그 동안 정부는 줄기세포를 포함해 재생의료분야 R&D 예산을 꾸준히 늘려 연간 1000억원 이상 투입했으며, 올 초 복지부 연두 업무보고를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아낌없는 지원을 받기에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근거가 빈약하다고 쓴소리하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허대석 교수는 최근 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 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는 허가된 줄기세포 치료제가 가장 많은 나라인데, 임상 근거를 보면 빈약한 부분이 많다"면서 "일례로, 악성 임파선암 치료 목적으로 허가 신청한 세포치료제의 임상 자료를 보니 환자 11명 중 단 1명에서 부분관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식약처에 문의했더니 1명이라도 줄었다면 치료효과가 있다는 근거로 본다는 대답이었다"면서 "실제 치료 현장의 임상 상황은 다양한데, 식약처는 효과가 있다 혹은 없다의 이분법으로만 본다. 근거에 바탕을 둔 의사결정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국내 지원, 전 세계 추세에 비하면 많지 않아
 
반면,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의 선도적 역할을 해온 기업들은 이번 사태로 된서리를 맞았다. 
 
몇 년 전 국내외 협력병원에 불법시술을 의뢰하다 적발된 알앤엘바이오 때문에 산업 전체에 불똥이 튀었는데, 이번에는 최순실 파문으로 또 한 번 불신을 받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어떤 산업이든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줄기세포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는 추세인데 정치 현안 때문에 오해 받아 산업 자체가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사실 국내의 줄기세포 치료 지원은 다른 나라 수준과 비교할 때 도드라지게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는 "바이오는 성장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정부 예산 지원을 늘리는 게 당연하다"면서 "증액한다고 하더라도 일본의 대학 1곳이 받는 지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임상시험 간소화 특혜 의혹과 관련, 일본은 작년 임상 1~3상 중 한 단계의 임상만으로 허가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했고, 미국도 올해 1월 줄기세포 치료제의 임상 간소화 방안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내는 최소한 임상 2상까지 마쳐야 허가받을 수 있으며,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식약처의 허가 기준이 까다롭다"면서 "전 세계의 지원 확대 추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큰 혜택을 준다고 보기 어렵지만 마치 특혜를 받는 것처럼 왜곡되고 있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던 제약업계도 불필요한 수혜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시각은 황우석 사태와 생명윤리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관점 차가 크다"면서 "그렇더라도 최순실 파문이 전체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의혹으로 이어지면 산업을 죽일 수 있다. 엄정하게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와 달리 시민단체는 최근 전혜숙 의원이 발의한 '첨단재생의료 지원법'을 '박근혜-최순실 특혜 비리법'으로 규정하며 철회를 촉구하고 있어 논란 확산을 종잡을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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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연주 기자 ([email protected])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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