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9개구 내과·가정의학과의원→안과의원, 당뇨병 환자 무료검사 의뢰 가능

일선 개원의 아이디어 반영…시민건강포인트 1만2300점 차감, 의원에서 의원간 수평적 의뢰 모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 환자는 망막 혈관이 막히는 당뇨병성 망막증 등 눈에 합병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일선 개원가는 이를 제대로 안내하지 못하거나 환자를 대학병원으로만 보냅니다. 가정의학과의원과 내과의원에서 안과의원으로 환자에 대해 검사 의뢰를 보낼 수 있습니다.”(동동가정의학과의원 백재욱 원장)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시 시민건강포인트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일선 개원의 백재욱 원장의 아이디어가 일부 반영돼 만성질환자의 안질환 검사 의뢰에 도움을 주게 됐다. 만성질환자는 무료로 안과 검사를 받을 수 있고, 개원의들은 대학병원이 아닌 같은 의원으로 환자를 수평적으로 의뢰하게 된 것이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민건강포인트’ 사업은 고혈압·당뇨병 환자가 사업참여 의원에서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거나, 보건소에서 관련 교육을 받으면 1년에 3만3000포인트까지 적립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서울특별시 시민건강국 보건의료정책과는 최근 고혈압·당뇨병의 시민건강포인트사업에 참여하는 용산·광진·성북·강북·도봉·구로·관악·서초·강동구 등 9개 자치구의 안과의원을 대상으로 안과합병증 검진 연계계획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서울시 시민건강포인트사업에 참여하는 의원에서 고혈압 당뇨병 검사를 받는 환자가 합병증을 의뢰하면 환자 적립 포인트 중 1만2300포인트를 차감하고, 환자는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11일 대한안과의사회와 고혈압·당뇨병 안과합병증 검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시는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지역사회 안과의원과 협력해 안과합병증 검진 연계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안과 합병증의 기본검사는 세극등 현미경검사, 정밀 안저검사, 굴절및 조절검사, 안압측정 등 4가지다. 노화로 인한 황반변성, 고혈압 당뇨망막증 여부를 검사하게 된다. 일단 1만2300포인트를 차감하고, 추가 진료나 검진이 필요하면 나머지를 환자가 부담한다. 서울시는 안과의원에 환자 1명당 상담서비스 비용으로 5000포인트를 지급한다. 
자료=서울특별시 

시민건강포인트 참여 자치구의 안과의원은 해당 보건소에 시민건강포인트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신청서를 내야 한다. 8월부터 시민건강포인트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면서 희망하는 고혈압·당뇨병 환자들에 대해 안저검사와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백재욱 원장은 “앞으로 환자가 병원에 꾸준히 다니면서 질환을 잘 관리한다면 일종의 인센티브인 쿠폰을 주는 제도로 발전한다면 훨씬 더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안질환 검사를 받도록 하면서도 의원에서 의원간 수평적인 진료 의뢰라는 데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일단 가장 간단한 안과부터 시작해 당뇨병 발 합병증 등을 검사하기 위해 정형외과 등에도 진료를 의뢰할 수 있다"라며 "많은 안과들이 참여하고 환자들이 실제로 검사를 받아 도움이 된다면 관련 사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런 제도가 나온 배경은 저조한 만성질환 합병증 관리에 있다. 서울시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 치료율에 비해 합병증 관리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치료율은 90.6%이지만, 당뇨병 안질환 합병증 검사율은 43.2%에 그쳤다. 이를 위해 대한개원내과의사회와 대한안과의사회가 올해 3월 수평적 진료의뢰에 대한 업무협력을 체결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민간의원-보건소 협력체계를 구축해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자가관리역량과 지속치료율을 높이기 위한 ‘시민건강포인트사업’을 도입했다. 현재 서울시 용산·광진·성북·강북·도봉·구로·관악·서초·강동구 등 9개구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12개구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올해 6월 기준 시민건강포인트 참여 의료기관은 총 164개소이며, 참여환자는 2만237명이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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