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 포기한 서울백병원, 일방적 통보에 전공의들 '당혹'

대전협, “전공의 불이익 없도록 모든 수단 통해 지원할 것”

인제대서울백병원이 수련병원 자격을 포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수련 중이던 전공의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제대서울백병원 전공의협의회(이하 전공의협의회)는 지난 26일 성명서를 통해 최근 병원으로부터 수련병원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며 의료계에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그동안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 온 인제대서울백병원에 지속적인 실적 개선 방안 마련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병원이 제시한 안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고 여겨 결국 서울백병원의 수련병원 지위를 포기하고 소규모 수술 등 소위 '수입이 되는 과목'만 운영,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이미 이와 같은 논의가 상당 기간 진행돼왔지만 극소수의 이사회 구성원 중심으로만 추진되면서 수련 당사자인 전공의들에겐 공유되지 못했다.

더욱이 수련병원 포기와 같은 병원의 절박한 상황이나 이동수련 등의 향후 대책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일부 지도전문의들이 지나친 처사라며 전공의들의 보호책 마련을 요구했음에도 이사회는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며 일축하고, 이달 초 교수와 전공의들에게 수련병원 자격 포기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다.

이와 함께 병원 이사회는 수련병원 포기를 위해 지난 27일부터 시작된 2020년도 수련병원 지정 신청에서 레지던트 1년차 정원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전공의협의회에 통보했다.

이에 전공의협의회가 이동수련 등 기존 레지던트의 보호 방안을 묻자 "정해진 것 없다. 당장 내쫓지는 않겠지만 1년차 모집도 안 할 것이니 알아서 하라"는 식의 반응을 보여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게다가 이사회는 전공의 교육수련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을 인지하고도 2019년도 인제대서울백병원 신규 전공의 모집을 강행, 인턴과 레지던트 1년차를 예정대로 선발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서울백병원에서 레지던트 수련까지 이어갈 계획으로 지원한 신규 인턴들은 새내기 의사로서의 첫발을 뗀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닥친 직장이 없어질 위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규 인턴들은 전체 투표를 통해 병원 측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지난 27일 정오를 기해 파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들이 성실히 수련 중이던 병원이 영문도 모른 채 통째로 사라져버리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이들 보호 방안 마련에 즉각 돌입했다.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이미 스스로 신뢰받기를 포기한 병원에 극적으로 전공의들이 남을 수 있게 된다 한들 제대로 된 교육수련이 이루어지겠느냐"며 "이사회 측이 이번 사태를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신규 인턴과 레지던트를 포함한 서울백병원 전공의 42명 전원에 대해 당장 오늘부터라도 이동수련 절차를 개시, 차기 년도 레지던트 지원과 향후 수련에서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방법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런 비극이 연초에 발생했고 전공의들이 용기 내 외부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며 "마지막 한 명의 전공의까지 보다 나은 수련환경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대전협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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