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건강 인식개선 국회토론회]③ "양압기 교육상담료 신설‧기면증 장애진단 등 건보 지원 늘려야...양압기 수입의존율 98% 대체도 과제"
메디게이트뉴스 공동 주관 '대국민 수면건강 인식 개선을 위한 국회토론회'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수면부족 국가로 꼽힙니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 7시간 41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8시간 22분에 훨씬 못미치며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한국인 수면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2.87점에 불과하며 매년 하락하는 추세로, 한국인은 수면부족과 수면의 질 저하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수면장애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생산성 저하 등을 따져보면 전국적으로 11조 497억원의 손실이 추산됩니다.
지난 8월 30일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대국민 수면건강 인식 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는 '수면건강'을 주제로 국회에서 열린 첫 토론회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이 주최하고 수면 관련 모든 학회인 대한수면의학회, 대한수면학회, 대한수면연구학회, 대한수면호흡학회, 대한치과수면학회, 한국수면학회, 한국수면기술협회, 메디게이트뉴스가 공동으로 주관했습니다. 본 토론회와 기사는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수면 장애 인식 개선과 수면 질환 치료를 위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수면이 건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지표라는 점과 발생한 수면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선 정책적 노력과 정부 재정 지원이 필수라는 것이다.
수면무호흡 양압기치료 교육상담료 신설하고 기면증 장애진단 개정 필요
대표적인 수면 질환인 수면무호흡증과 기면증 등에 대한 진료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한수면호흡학회 이승훈 부회장(고대안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은 "양압기 초기 치료 순응도가 향후 지속적인 양압기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순응도 향상 및 적절한 치료의 유지를 위해 양압기 치료 초기에 의료진에 의한 심도있는 교육상담은 중요하나 적절한 교육상담료가 책정돼 있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양압기 처방전이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의한 발급되는 공식 문서임에도 불구하고 양압기 처방전 비용이 책정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양압기 치료 교육상담료와 양압기 처방료를 신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인뿐 아니라 소아와 청소년기 수면무호흡증의 체계적인 관리도 제언됐다.
이승훈 부회장은 "성인 뿐만 아니라 소아의 약 10%에서 코골이가 있고 3% 정도에서 수면무호흡이 진단된다"며 "소아수면무호흡증은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가 주된 원인이며 성장장애, 행동장애, 주의력결핍 등과 같은 합병증이 동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생애전주기 상 5~8세 소아와 군입대 전 청소년기에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국가건강검진을 시행해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수면학회는 이날 기면병의 장애 진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학회에 따르면 기면병의 심한 정도에 따라 발급이 돼야 하는 장애진단이 기면벙 증상과 정신병적 증상이 동반될 경우로 부령이 제정돼 있어 실제 혜택을 받아야 하는 기면병 환자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수면학회 홍승철 회장(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현재 치료받고 있는 기면병 환자 수는 2010년부터 2019년 동안 약 8700명 정도다. 이 가운데 5900명 정도는 탈력발작을 동반한 1형 기면병 환자"라며 "장애진단이 필요하다고 추정되는 기면병 환자 수는 5900명 중 5~10% 정도이지만 현재 부령으로 장애진단을 받은 환자는 단 3명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면병의 심한 정도에 따라 기면병의 장애진단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의 규정처럼 정신병적 증상의 동반은 삭제돼야 하는 문구"라고 설명했다.
치의학 분야에서 제언도 나왔다. 대한치과수면학회 이유미 회장(원광대 치대병원 교수)은 "수면호흡장애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구강악안면 영역을 치의학에서 담당하고 있다. 치과 영역에서 구강내장치를 통해 수면무호흡 치료 수단으로 쓰인다"며 "국가적으로 제도적 뒷받침이 주어진다면 수면 건강을 개선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국민의 수면건강을 위해 의학과 치의학, 관련 기관 모두의 상호협력과 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대표적으로 치과영역에서 소아과 성인의 악골의 성장과 발육을 컨트롤하는 교정치료를 통해 수아 시기부터 성장기에 수면무호흡에 대처할 수 있고, 침습적이긴 하나 양악수술 등의 외과적 술식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수면 의료기기 산업 해외 의존도 너무 높아…수면 산업 육성이 5차산업혁명 성공 지름길
국내 수면 의료기기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수면평가장치는 매년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면무호흡증 치료기기인 양압기는 98.27%가 수입 제품이라 국내 수면 의료기기 산업이 부실하다는 문제제기다.
한국수면기술협회 신현우 회장(서울의대 연구부학장)은 "지난해 양압기 주요 제조사가 리콜 사태를 겪으며 양압기 공급 제한이 생기면서 많은 양압기 사용자들이 고통을 받았다. 오죽하면 양압기 주권을 확보하자는 말까지 나온다"며 "연평균 20% 성장하는 수면 진단 및 치료 의료기기 산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많지만 인허가와 건보 적용이라는 큰 난관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약 10만명 가량의 환자들이 건강보험을 통해 양압기 임대료를 지원받고 있는데 매년 3~4만명의 양압기 사용을 포기하고 비슷한 수의 신규 환자들이 양압기 사용을 시작한다"며 "결국 해외 양압기 제조회사들에게 의료비용이 고스란히 수익으로 전달되고 국내의 기반 기술의 확보는 어려운 상태로 해외 제조사의 의존성만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아직도 치료 받아야 할 환자나 국민들이 많은데 국가의 지원이 확대될수록 이런 의료기기 수입의로 인한 지출은 확대돼 갈 것"이라며 "양압기를 사용하지 못하거나 사용하다 포기하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이 매년 수 만명이 나오지만 다른 치료방법인 구강내장치 등은 아직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경제적 여유가 없는 환자들에겐 언강생심"이라고 말했다.
결국 국가가 수면 진단과 수면 의료기기 산업에 뛰어드는 유망한 기업들을 제대로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게 신 회장의 견해다.
신 회장은 "기술적으로 세계시장 1위 업체와 경쟁해야 하지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 국가 성장 동력인 수면산업이 기여할 수 있다면 국가는 기업들이 필요한 지원을 아낌없이 해줘야 할 시점이다. 수면산업이야말로 5차 산업혁명이다"라고 제언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