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전공의에 사직서 제출 시점 2월→6월 변경 요구 왜?

법조계 "업무개시명령 유효성∙미지급 임금 관련 요구 가능성"…복지부는 공문 발송 의혹 '부인'

일부 수련병원이 전공의들에게 사직서 제출 시점을 6월로 변경할 것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20일 열린 대전협 총회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정부가 전공의 대상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가운데 일부 병원이 전공의들에게 사직서 제출 시점을 6월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의 명령 철회 이후 병원들은 개별 전공의와 접촉 등을 통해 사직서 수리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이는 정부가 전날(4일)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등 전공의와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내렸던 명령을 전부 철회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병원들은 전공의들에게 사직서 제출 시점을 2월이 아닌 6월 4일 이후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들은 이 같은 병원 측의 요구 배경을 놓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와 병원의 추후 각종 행정처분과 소송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 아니냐는 것이다.
 
A 전공의는 “2월부터 지금까지의 기간을 불법 파업으로 임의 해석해서 구상권을 청구하려는 속셈으로 보인다”며 “업무개시명령 위반에 따른 면허정지, 업무방해죄와 같은 처분도 여전히 받을 수 있고, 퇴직금도 못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전공의들 사이에선) 2월 말에 낸 사직서를 수리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했다.
 
실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도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비대위는 사직서 제출 시점이 6월로 변경될 경우 2월에 제출한 사직서의 진의가 의심받을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법적 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는 전공의들의 의혹 제기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임무영 변호사(임무영법률사무소)는 “정부 입장에선 사직서 제출 시점이 2월이면 업무개시명령의 유효성 등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병원들에 (제출 시점 변경) 지침을 내렸을 것”이라며 “전공의들은 사직서 제출 시점이 6월로 바뀌면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것이 돼서 면허정지와 형사처벌 등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병원들도 사직서 제출 시점을 2월로 하면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어 변경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진석 변호사(법무법인 오킴스)는 “6월로 사직서 제출 시점이 변경될 경우, 2월부터 지금까지 기간이 결근 처리돼 병원들이 사직 전공의들에게 임금 지급을 할 책임이 없어질 수 있다”며 전공의들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수련병원들에 전공의 사직서 제출 시점을 6월로 변경하라고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는 일각의 의혹 제기를 부인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을 뿐”이라며 “사직서 제출 시점을 변경하라는 내용의 공문은 보낸 적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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