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병원이 대고, 생색은 복지부

"음압병실 갖추고, 전담전문의 더 뽑아라!"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차기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음압격리병실을 의무적으로 갖추고, 중환자실 등의 전담전문의를 갖춰야 가점을 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의료의 질을 강화하기 위해 이처럼 지정기준을 강화한다는 입장이지만 엄청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불만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8일 "차기 상급종합병원(제3기, 2018~2020년)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 높은 수준의 감염 관리 능력과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한 역량 등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상급종합병원이란 중증질환 등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으로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매 3년마다 지정하며, 지정이 되며 종별가산율 30% 등의 혜택과 함께 의료수준이 높은 의료기관이라는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는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43개 병원이 지정된 상태다.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 개선안을 보면 우선 2018년 말까지 국가 지정 병상 수준의 음압격리병실(병실면적 15㎡, 전실 보유)을 500병상 당 1개씩 의무적으로 구비해야 한다.
 
또 병문안 문화 개선을 위해 병문안객 통제시설을 설치하고, 보안인력을 지정·배치하면 상대평가를 받을 때 총점에서 가점 3점을 받는다.
 
환자의 진료ㆍ검사 등에 관한 정보협력체계도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환자의 진료ㆍ검사ㆍ질환 또는 임상 등에 관한 정보를 의원, 종합병원과 교류할 수 있도록 정보협력체계를 갖추라는 것인데 여기에는 환자 의뢰·회송 체계를 포함하며, 복지부는 향후 세부사항을 지침으로 공고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선도적 위치를 감안할 때 종합병원, 의원과 진료협력체계를 활성화해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고 상급종합병원이 보다 더 전문성 높은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면 병상 증설 시 반드시 복지부와 사전협의를 해야 하며, 이에 응하지 않거나 협의 결과와 달리 증설을 강행하면 상대평가 총점에서 5점을 감점한다.
 
의료서비스 질 평가 기준도 신설해 평가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의료서비스 질 평가에 적합한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심장, 뇌, 주요 암, 수술에 대한 예방적 항생제 사용, 진료량) 점수를 상대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전문진료질병군 진료 비중 기준도 최소 17%에서 21%로, 상대평가 시 만점 기준도 30%에서 35%로 높일 예정이다. 
 
질병은 난이도에 따라 전문, 일반, 단순 등 3개군으로 나누는데 상급종합병원답게 전문진료에 더 매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중환자실·신생아중환자실 전담전문의 근무 세부 기준도 새로 마련하고, 고난이도 간호실습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간호기술 역량을 보유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가점 2점을 주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안은 환자 안전과 의료 질 향상에 중점을 둔 것으로, 앞으로 상급종합병원이 고난도 중증질환 진료에 더욱 집중하면서 메르스 사태 등으로 노출된 의료기관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개선안을 보면 음압격리병실 구비, 중환자실 및 신생아중환자실 전담전문의 확보 등의 비용을 상급종합병원이 모두 떠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복지부가 돈 한푼 안들이고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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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욱 기자 ([email protected])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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