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최대집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전 대한전공의협의회 임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1심 패소 판결을 받았다.
8일 대전협에 따르면 최 전 회장은 지난 2021년 12월 대전협 제23기 박지현 회장과 서연주 부회장을 상대로 5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도중 이뤄진 의협과 더불어민주당 간의 정책협약 이행 합의문 체결 과정에 대해 이들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합의문 서명 당일 대전협은 ‘독단적 결정에 대한 해명을 요청합니다’란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최 전 회장의 협상 진행 과정에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최 전 회장은 파업 종료 후 1년 3개월여가 된 시점에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냈다.
수원지법 오산시법원(판사 김성진)은 최근 최 전 회장이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최 전 회장이 독단적으로 여당과 합의했고, 당시 정책 저지를 위해 발족된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와 여당의 협상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부분은 단순한 의견 표명 내지 주장 개진에 해당한다”고 봤다.
특히 법원은 대전협이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 논의를 영구적으로 철회할 것을 주장했음에도 최 전 회장이 이에 대한 논의를 잠시 중단한다는 내용으로 여당과 합의했단 부분은 허위 사실이 아닌 ‘사실의 적시’라고 판단했다. 전공의들이 허위 사실을 유포해 최 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법원은 또, 최 씨가 최종합의안에 서명할 전권을 위임받은 게 아니며, 정부 여당과 최종 협상 과정에서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임원을 대동해야 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범투위 회의에서 논의된 바와 다르게 최종합의안의 일부 사항이 삭제된 내용으로 여당과 합의안에 서명한 점, 여당과 협상이 타결될 경우 범투위 부위원장인 박지현 전 회장도 최 전 회장과 함께 서명하기로 논의됐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단독 서명한 점을 짚었다.
최 전 회장은 이같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고인 중 한명인 서울시의사회 서연주 정책이사는 “의대생, 전공의를 포함해 의료계 선후배 모두가 ‘바른의료, 옳은 가치’에 대한 열망으로 나섰던 단체행동이었기에 그 끝이 법적 소송으로 얼룩지는 게 안타깝다”며 “우리가 해야할 일은 서로를 탓하기 보단 부족한 점을 메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들도 최 전 회장이 파업의 최전선에서 나섰던 후배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1심 소송을 지원한 여한솔 전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의료계 내의 분쟁이 법적 소송으로까지 이어져 안타깝다”면서도 “대전협 비대위는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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