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조절 가능할까?

부위에 따라 털의 특성 다른 기전 발견

향후 탈모 발생 기전 규명에 도움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탈모가 발생하는 기전을 찾아 이를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논문이 발표됐다.
 
경북의대 해부학교실 오지원 교수와 캘리포니아주립대 어바인(UC Irvine) 발생학과 교수는 포유류의 몸에 난 털의 길이가 왜 각각 다른 지에 대해 분석한 공동연구 논문을 바이오 전문학술지인 'eLife' 최신호에 11일 발표했다.
 
'A multi-scale model for hair follicles reveals heterogeneous domains driving rapid spatiotemporal hair growth patterning'란 제목으로 게재된 해당 논문은 몸 곳곳의 털은 서로 다른 특징으로 인해 그 패턴도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공동 1저자인 오지원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생물학적인 방법과 수학적 모델링을 이용해 포유류의 몸에 있는 털이 왜 각각 그 길이와 밀도가 다른지에 대해 분석했으며, 기작을 통해 털을 더 길게 만들거나 짧게 만들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이에 따라 해당 논문은 우리 몸에서 눈썹과 머리카락의 털 길이가 다른 이유, 음모나 턱수염은 왜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자라는지에 대한 궁금증 등을 해결하고, 나아가 나이를 먹을수록 발생하는 탈모에 대해서도 기전을 조절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오 교수는 먼저 실험 대상인 쥐를 등과 배, 턱수염, 머리로 나눠 태어난 시점부터 각 부위의 털이 어떻게 다른지를 파악했으며, 각 부위의 털이 어떤 기전으로 서로 상호작용하는지를 분석했다.
 
이후 세포마다 존재하는 단백질 군인 Wnt와 Bmp의 시그널이 각각의 피부 부위에서는 비슷한 신호 전달 체계를 공유하지만 각 부위 별로는 발현하는 바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털이 긴 등 쪽은 상대적으로 Wnt 시그널이 강했고, 털이 짧은 배 쪽은 Bmp 시그널이 강했다.
 
따라서 Wnt시그널을 많이 주면 털이 조금 더 길어지거나 털갈이를 한 번 더 했으며, Bmp 시그널을 많이 주는 부위는 상대적으로 털이 덜 자라거나 성장기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오지원 교수는 "털 주기와 털의 상호작용에 영향력을 미치는 Wnt와 Bmp 신호 전환을 통해 털의 길이를 더 길게도, 더 짧게도 만들 수 있었다"면서 "게다가 신호전달체계가 변화된 쥐에서는 털갈이 빈도가 적은 부위에 새로운 털 주기를 유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수학적으로 Wnt와 Bmp 발현량을 각각의 부위에 서로 다르게 적용하는 모델링을 통해 각기 다른 부위가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 작용을 하면서 털의 길이를 조절하고, 털주기도 변화 시킨다는 것도 확인했다.
 
오지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규명할 수 없었던 내용"이라면서 "쥐 배 쪽의 짧은 털들은 훨씬 밀도도 높고 빠른 빈도로 주기가 바뀌지만, 이들의 주기가 궁극적으로 등 쪽의 털 주기를 유도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오 교수는 "생물학적인 연구는 통상적으로 한 번 실험할 때마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데 반해 수학적 모델링은 실험 요인만 적절히 설정한다면 하루에 수 천 번도 실험이 가능하다"면서 "생물학적 연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인간이 왜 두피에 같은 형태의 모발을 가지고 있지만 정수리나 전두부만 탈모가 되는지에 응용할 수 있다"면서 "해당 기전을 이용해 사람이나 포유류에서 탈모가 되는 부위의 짧아진 머리카락을 다시금 길게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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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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