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지→의대졸업→근무지 일치 비율 24.9%…지방 거주 경험 있어야 지방 선택

출신-근무지 일치율 높은 도시 대구·광주·전북·부산·서울 순 …공공병원 확충보다 거점의료기관 육성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사 중 출신 지역부터 의대 졸업지역, 전문의 수련지역, 현재 근무지역이 일치하는 비율은 24.9%로 나타났다. 도시별론 대구시가 67.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서울은 40.6% 그쳤다. 

특히 의사들이 근무지역을 지방으로 선택하고 지방으로 이전하고자 하는 의향에는 지방에서의 경험이 중요한 요소였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23일 '의사의 지역근무 현황 및 유인・유지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의사인력의 지역 간 불균형 분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논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의사인력의 지역별 분포 현황을 살펴보고, 2020 전국의사조사 자료를 활용해 의사인력의 근무지역 선택과 지방으로의 이전 의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의사인력이 근무지역을 선택하고, 지방으로 이전하고자 하는 의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성장(출신)지역, 의대 졸업지역, 전문의 수련지역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의료정책연구소

특히 성장(출신)지역이 수도권인 경우보다 지방광역시(1.74배)와 도 지역(1.84배)일 경우 근무지역을 지방으로 이전할 의사가 높았다. 또한 의대 졸업지역이 수도권인 경우보다 지방광역시(2.28배)와 도 지역(1.76배)인 경우 근무지역을 지방으로 이전할 의사가 높았다. 

전문의 수련지역이 수도권인 경우보다 지방광역시(2.44배)와 도 지역(1.82배)인 경우 근무지역을 지방으로 이전할 의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대상자 중 성장(출신)지역, 의대 졸업지역, 전문의 수련지역, 현재 근무지역이 일치하는 비율은 24.9%였고, 일치율이 높은 도시는 대구 67.7%, 광주 64.1%, 전북 50.7%, 부산 48.5%, 서울 40.6%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의사들이 근무지역을 지방으로 선택하고 지방으로 이전하고자 하는 의향에는 지방에서의 경험이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많은 국가들이 의사의 지역 간 불균형 분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도 소개했다. 

외국의 경우 의과대학 과정에서 지방근무 유인을 위한 장학프로그램 운영, 보조금 지급, 의사인력의 지방근무에 대한 경제적 보상, 의료취약지 의료기관 운영에 대한 지원이나 시설・장비비 지원, 인력 및 인건비 지원, 세제 감면 혜택 등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인위적인 방법으로 특수목적 의과대학을 설립하여 지방에 의사를 배치하고자하는 사례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20년 기준 의료기관에 활동하는 임상의사의 도시규모별 분포현황은 도시지역에 75.6%, 소도시와 농촌지역에 24.3% 분포했고, 서울과 강원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문의가 80% 이상 활동하고 있었다.
 

의정연은 의사의 지역 간 불균형 문제 해결책도 제시했다. 

의정연은 "의과대학이 소속된 출신지역의 학생을 의사로 양성하기 위해 의학교육 및 수련과정에서 지역의료를 경험할 수 있는 과정을 지원하는 방안이 적절하다"며 "외국과 같이 의사들의 지방 개원 비용 및 운영비나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좋다"고 전했다. 

또한 의정연은 "의료취약지 근무 의사에게 강력한 경제적 인센티브나 추가적인 수가를 지불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며 "산업분야에서 민간기업의 지방이전 시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 중 의료기관에 활용 가능한 혜택(이전 지원금, 이전 시 세제혜택 및 행정지원 등)의 적용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지방자치단체 간 광역연합 방안’과 의료취약지 정책과의 연계에 대해선 "정책이 향후 인구감소・지역소멸 등에 대비해 더 효과적인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봉식 소장은 “의사인력이 국가 전역에 균형 있게 잘 배치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나 우리나라 관련 정책은 한국적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정책이 설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향후 인구감소, 지역소멸 상황 등에 대비해 70개 진료권에 공공병원을 확보한다는 정책방향을 변경해 권역 단위로 거점의료기관을 육성하고, 인구 감소지역 환자들의 의료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이동 인프라 지원, 이송체계 확충 등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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