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부담률 80%의 예비급여·선별급여, 실손보험 보장받을 수 있을까

실손보험사 "의학적 필요성 있으면 보상…의사 진단서에 따라 달라져"

의료계 "장기적으로 보장 제외 가능성…검진 환자들이 선별급여로 요구할 수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를 시행하면서 본인부담률 80%의 급여 항목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상복부 초음파의 본인부담률 80%의 예비급여와 뇌·뇌혈관 MRI의 본인부담률 80%의 선별급여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본인부담률 80%의 예비급여·선별급여는 실손보험에서 보장받을 수 있을까. 

28일 실손보험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의학적 필요성이 있으면 예비·선별급여도 보장을 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받을 수 없다. 예비급여 이전에  보장을 받은 항목이라면 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의료계는 환자의 본인부담률 80%를 실손보험에서 보장해주지 않으려는 문제로 의료기관과 실손보험사 간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상복부 초음파 급여기준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부터 간·담낭·담도·비장·췌장 질환이 있거나 의심되는 경우 시행한 간·담낭·담도·비장·췌장 등의 단순초음파는 급여에 해당한다. 간경변증, 40세 이상의 만성 B형 간염, 40세 이상의 만성 C형 간염 등은 간암정밀검사를 위해 연 2회 정밀 초음파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담낭용종은 연 1회 일반초음파 검사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 관련 질환이 있거나 의심돼서 검사를 한다면 1회 급여다. 횟수를 초과하면 본인부담률 80%의 선별급여에 해당한다. 30일 이내에 다른 질환으로 검사를 시행해도 본인부담률 80%의 선별급여를 적용한다. 

10월 1일부터 시행하는 뇌·뇌혈관 MRI 급여기준에서는 진단 횟수를 초과해 MRI를 촬영할 때 정한 급여횟수를 초과하면 본인부담률 80%인 선별급여를 적용한다. 구체적으로 추적검사 및 장기추적검사에서 명시되지 않은 뇌질환은 선별급여다. 뇌경색을 진단받은 후 장기추적검사를 시행하는 경우 연 1회 급여횟수 초과해 연 2회 MRI 촬영하면 1회는 급여이고 1회는 본인부담률 80%의 선별급여에 해당한다. 장기추적검사 시작 후 10년째에 MRI를 촬영하면 최대기간(6년) 초과로 비급여가 된다. 
 
의료계는 상복부 초음파에서는 아직까지 선별급여를 받은 개별 사례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의 한 내과의원 원장은 “상복부 초음파는 아직 급여화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예비급여를 적용받은 개별 환자 사례를 찾아야 하지만 주위 의료기관에 예비급여로 검사를 받은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예비급여나 선별급여의 개별 보상 여부는 실손보험사에 직접 확인해야 한다”라며 “다만 기존에 급여 또는 비급여였을 때 보장을 받았다면 계속 보장을 받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보장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실손보험사 관계자들은 개별 항목의 보장 여부는 의학적 필요성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실손보험사 S사 관계자는 “급여나 비급여에 관계없이 의학적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의사의 진단서를 제출하면 보장을 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M사 관계자도 “검진 목적이라면 실손보험 보장을 받을 수 없다. 의사의 진단서가 있는 급여 항목이라면 보장이 가능하다”라고 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장기적으로 실손보험사가 예비·선별급여를 부담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손보험사의 손해율을 줄이기 위해 이 부분을 제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신경외과 원장은 "실손보험사들이 비급여 항목을 줄여나가고 있는데, 본인부담률 80%도 의학적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로 제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나아가 의료계는 환자들로부터 검진 목적의 검사를 예비·선별급여의 검사로 전환해달라는 요구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성명서에서 “검진 목적의 검사를 시행하면 실손보험에 가입한 환자라면 해당 비용을 보전 받을 수 없다. 이는 곧 비급여 MRI 촬영을 기피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병의협은 “진료 현장에서는 심평원 삭감을 피하기 위해 급여 항목에 맞춰 처방하는 경향이 높아진다. 실손보험 혜택을 노리는 환자들은 기준에 맞지않는 진단명을 요구해 의사들과 마찰이 일어날 것이다”라며 “이는 진료현장을 심각하게 왜곡, 훼손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병원 의사들을 범법자로 몰아가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초음파와 달리 MRI 검사는 실손보험에서 보장을 받아야 검사를 받는 환자가 90%에 육박한다. 10월 1일부터 시행되는 뇌·뇌혈관 MRI 검사 급여화에서 선별급여의 실손보험 보상 문제를 대한의사협회와 복지부 차원으로 분명히 짚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협 관계자는 “실손보험사가 본인부담률 80%의 예비급여나 선별급여까지 보장해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복지부나 심평원 급여기준 Q&A 등에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라며 "만일 환자들의 실손보험 보장에서 혼란이 생기면 추가적인 협상을 요구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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