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국의사 총파업 가시화…참여율 ‘의문’이지만 전공의가 ‘변수’

병원계 참여 불투명한 상황에서 파업 동력 확보 불투명…대전협, 대대적 집단행동 예고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첩약급여화 시범사업과 의료인력 증원 등 의료계가 반대하는 4대 정책에 맞서 전국의사 총파업이 가시화됐다.
 
2000년과 2014년 파업 이후 6년 만이다. 다양한 직역에서 4대 의료악 정책에 반대하는 수십개의 성명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파업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실상을 드려다 보면 상황이 녹록치 만은 않다는 것이 다수 의료 전문가들의 견해다. 병원계 참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지역 병원들의 높은 참여율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개원가를 중심으로 파업의 실효성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전공의들의 파업 참여 여부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1차 파업 이후 2~3차 파업 진행…파업 참여율은 ‘의문’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총파업 날짜는 8월 14일이 유력해 보인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8월 14일 혹은 18일 중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6개 시도의사회장단도 최근 긴급회의를 통해 다음달 14일로 파업 날짜를 결정했다. 최대집 회장은 8월 1차 파업 이후 9월과 10월에도 2~3차 파업이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문제는 얼마나 많은 의사들이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지 여부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영 상황에서 중소병원급 이상만 되도 현실적으로 파업 동참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에서 중소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병원 관계자 A씨는 "혼자 개원을 하고 있는 원장들은 모르겠지만 중소병원 이상만 되도 현실적으로 하루만 파업을 하더라도 타격이 크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반감과는 별개로 병원급 의료기관들의 참여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도 의사 총파업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비췄다.
 
병협 고위 관계자는 "의원은 대부분 경증 질환이기 때문에 당장 생명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큰 병원들은 입장이 다르다"며 "이 같은 이유로 병원들은 노동쟁의도 제한돼 있다. 필수의료 등도 지장을 받을 수 있어 병원들이 직능 이익을 위해 파업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개원가에서도 파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파업을 하더라도 일부 개원의들만의 참여로 큰 실효성 없이 끝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앞서 2014년 당시 3월 10일 파업에 참여한 의원급 의료기관 수는 보건복지부 추산으로 2만8660개소 중 5991개소로 20.9%에 그쳤다.
 
지역의사회 관계자 B씨는 "최근 정부가 정책을 밀어붙이는 양상을 볼 때 파업을 하더라도 큰 성과를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많다"며 "최근에는 지역의사회에 가입돼 있지 않은 의원들도 많아서 파업 독려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대집 회장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병협은 경영자 단체로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의협과 의견 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병협과 의협은 어느 집행부보다 의사교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의료인력 증원 같은 부분은 개원의를 병원 봉직의로 전환할 수 있는 협의체를 함께 가동하는 등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답했다.
 
전공의 참여 변수, 병원계 비판 분위기 파업으로 이어질 수도
 
다만 전공의들의 파업 참여 여부는 변수로 꼽힌다. 대전협은 최근 대대적인 단체행동을 위해 전공의노조 임원 교체와 법률적인 장치 마련을 끝마친 상태다.

27일 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을 위한 준비가 끝났다"며 "그동안 우리가 어떤 희생으로 의료계를 지켜왔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복수 대전협 관계자에 따르면 의료인력 증원에 병협이 찬성하고 있는 만큼 전공의들은 그동안 병원계에 쌓였던 비판적 목소리를 이번 파업에 동참하면서 함께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2014년 파업에서도 의원급 파업 참여율 20.9%에 비해 전공의들은 1만5500명 중 31%에 달하는 4800명이 파업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9월과 10월에도 2차, 3차 파업이 예고되면서 병원 측의 압묵적인 압박 등으로 참여하지 못한 전공의들이 파업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 위치한 대형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 C씨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전공의를 값싼 노동력으로 취급하는 병원계 관습과 의대정원에 확대하는 병협에 대한 반대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상황에 따라 많은 전공의들이 파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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