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봉직의·전임의·교수 표를 찾아라…"불합리한 근무환경 개선 추진"

봉직의 수가 개원의 수 보다 많아…의협회장 후보자들, 이들의 표를 차지하기 위한 공약 발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의협회장 후보자 공약비교 
①문재인 케어 
②대정부 투쟁 
③의료전달체계 개선 '의료전달체계 공약, 환자 선택권 제한하고 일차의료 살려야' 
④봉직의·전임의·교수 "숨은 표를 찾아라…불합리한 근무환경 개선 추진"
 

 ‘숨어있는 봉직의, 전임의, 의대 교수 표를 찾아라.’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후보자들은 선거 마지막날인 동시에 개표가 이뤄지는 3월 23일까지 선거운동을 계속한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활동의사수는 12만1880명이고 이중 5만2515명(43.1%)이 회비를 납부해 선거권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선거권 열람기간에 자신의 선거권을 확인하고 열람한 회원은 1만5334명(전체 유권자의 29.2%)에 그친다. 나머지 유권자인 3만7181명은 휴대폰과 이메일 정보가 정확하다면 자동으로 전자투표 대상자로 편입된다. 그만큼 이들의 표를 끌어내는 것이 선거 당락에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병원급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봉직의나 대학병원의 전임의, 교수 등에 숨은 표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대체로 선거에 관심이 없거나 선거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급여에서 자동으로 의협회비를 내는 이들이 많고, 단체생활을 하는 관계로 몰표가 나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들의 표심이 주목된다.    
 
개원의보다 봉직의 수가 많다는 통계도 있다. 최근 통계는 없지만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2014년 발표한 ‘전국회원실태조사보고서’를 참고할 수 있다. 당시 보건복지부에 면허를 등록한 의사는 11만5127명이며, 이 중 의협에 신고한 회원(휴직 등 기타 활동범위 포함)은 9만9396명이었다.
 
이 중 의원, 병원, 종합병원, 대학병원 등에 봉직하는 회원이 40.6%(4만922명)였고 병·의원 개원의는 39.1%(3만4223명)였다. 봉직의를 취업 기관별로 나눠 보면 의원 취업 1.7%(1692명), 병원 취업 14.8%(1만4911명), 종합병원 취업 8.9%(8937명), 대학병원 취업 15.3%(1만5382명) 등이었다. 이밖에 의대 봉직 회원(교수)이 0.9%(984명), 전공의 11.8%(1만5070명), 보건(지)소 등에 근무하는 회원 2.0%, 기타분류군(행정직, 연구직, 비의료직, 은퇴 및 미취업의사) 5.7%였다.
 
각 후보들은 봉직의와 전임의, 교수 등을 위한 근무조건 개선 공약을 마련했다. 일부 후보는 이들을 위한 공약을 뒤늦게 준비하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별로 보면 ▲임수흠 후보, 봉직의·전임의 민원처리와 권익보호▲김숙희 후보, 봉직의 근무조건 개선 상담전담팀 신설 ▲이용민 후보, 봉직의·전임의·교수 주당 40시간 근무 등 제시 ▲추무진 후보, 봉직의 피해 구제 강화·선택진료비 폐지 성과보상안  ▲기동훈 후보, 의사·환자 모두 건강한 진료 환경 조성 ▲최대집 후보, 봉직의 일자리 감소와 연봉인하 초래 '문재인 케어' 저지 등이다. 
 
임수흠 후보, 봉직의·전임의 민원처리와 권익보호
 
기호 4번 임수흠 후보는 전임의와 봉직의에 대한 민원처리와 권익보호를 공약으로 발표했다. 임 후보는 “전임의와 봉직의를 대상으로 근로환경 갑질 문제를 근절하겠다”라며 “의협 홈페이지 내 계약서 작성이나 임금 체불 등 봉직의와 관련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임 후보는 전국 전임의를 대상으로 수련시간, 보수 등 근무조건을 조사하고 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전임의 근로기준법에 따른 적정 근무시간 보장과 정당한 보상을 하고 휴가 수당, 휴가기간 등 확보하기로 했다.
 
임 후보는 교수를 위해 안식년제를 강화하고 국내외 학술 교류를 위한 국제학회 인정 범위 기준을 완화한다. 또한 지원은 없고 의무만 늘어가는 연수교육을 개선하고 기초의학 지원을 강화한다.
 
김숙희 후보, 봉직의 근무조건 개선 상담전담팀 신설
 
기호 5번 김숙희 후보는 봉직의 근무조건 개선과 신분 보호를 위해 봉직의 상담전담팀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봉직의가 일선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전임의 근무환경과 실태조사의 공약도 준비했다. 이는 전임의가 전공의의 주당 80시간 이내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전공의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병원에 인원 충원을 요구하고 호스피탈리스트(입원전담 전문의)를 활성화시키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교수를 위해서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를 활성화해 의협에 교수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초의학자 교수들의 의협회비를 기초의학 연구 진흥 지원사업 예산으로 편성하기로 했다.
 
이용민 후보, 봉직의·전임의·교수 주당 40시간 근무 등 제시
 
기호 6번 이용민 후보는 봉직의들의 불합리한 근로계약 체결을 막기 위해 의협이 노무 상담을 제공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대한병원의사협의회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봉직의 권익을 보호하고 노조 설립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봉직의들의 주 40시간 근무, 추가 근로수당 신청, 학회 참석 휴가 보장, 연 14일 휴가 일수 보장 등의 내용이 반드시 포함된 표준 근로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전임의와 교수에도 표준근로시간 주40시간 준수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전임의가 불합리한 업무에 시달리지 않도록 업무 기준을 명확히 하겠다”라며 “교수 임용시 불합리한 계약직 문제를 해결하고 조기에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임수흠 김숙희 이용민 최대집 기동훈 추무진 후보. 
추무진 후보, 봉직의 피해 구제 강화·선택진료비 폐지 성과보상안 
 
기호 1번 추무진 후보는 봉직의를 위한 지역의사회 정회원 구인구직 사이트 오픈하고 체불임금, 면허 도용 등 봉직의 피해를 구제하겠다고 했다. 대한병원협회와 연계한 의원과 중소병원의 상생 정책도 마련한다.
 
추 후보는 교수를 위해 퇴직후 일자리 매칭 시스템을 만들고 기초의학자를 위한 임상 전문의 프로그램을 개설한다. 추 후보는 “교수들의 선택진료비 폐지로 인한 성과 보상안을 마련하고 지도전문의 연수평점을 인정하겠다”라며 “비과학적인 의료광고 등을 개선하기 위해 대한의학회 역할을 지원하고, 해외 연수교육 지원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기동훈 후보, 의사·환자 모두 건강한 진료 환경 등 9일 공개

 
기호 2번 기동훈 후보는 봉직의와 관련한 공약을 9일 웹진에서 공개하기로 했다. 기 후보는 “지킬 수 있는 공약만 발표하겠다”라며 “다만 정부에 전공의 수련 비용 지원을 요구하고, 의사와 환자를 위해 병원에 근무하는 모든 의사를 아우를 수 있는 건강한 진료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다.

기 후보는 봉직의 공약 중 하나로 호스피탈리스트(입원전담 전문의) 제도 활성화를 소개했다. 기 후보는 "이는 복지부가 추진한 제도 중에서 병원과 환자 모두가 만족하는 몇 안되는 제도"라며 "의협회장이 되면 국민들에게 이 제도를 널리 알리고 호스피탈리스트 채용 확대를 위한 수가 인상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최대집 후보, 일자리 감소와 연봉인하 초래하는 '문재인 케어' 저지
 

기호 3번 최대집 후보는 봉직의 일자리 감소와 연봉 인하로 이어지는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저지를 강조했다.
 
최 후보는 “문재인 케어는 비급여의 전면급여화로 수익 보전이 어렵다”라며 “수익성이 악화되면 경영난에 부딪힌 경영자가 봉직의들의 근로여건 개선과 처우개선을 할 여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최 후보는 “이 정책은 병원총량제를 담고 있다”라며 “정부가 병원의 신규 개설 인허가권을 쥐고 통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최 후보는 봉직의와 교수를 위해 과도한 진료를 금지하고 외래진료 환자수 제한을 통한 회원 삶의 질 향상을 내세웠다. 병원 수익에 내몰리는 현실을 타파하고 충분한 연구시간 보장, 전공의 특별법으로 인한 교수 피해 최소화 등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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