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검사의학회 "자가항체검사 정확성·실용성 떨어진다"

4일 입장문 발표..."자가항체검사 결과로 백신 접종 생략하거나 조절해선 안 돼" 경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최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자가항체검사는 정확성과 실용성이 떨어진다고 경고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4일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최근 일부 약국 등에서 판매되는 자가항체검사키트가 백신 접종 결정을 위한 근거나 백신 효과를 측정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데 우려를 표한 것이다.

학회는 먼저 항체 검사 결과 해석에 여전히 어려움이 많아 환자의 코로나19 면역 상태 평가 용도로 사용하기엔 섣부르다는 점을 짚었다.
 
학회는 “항체는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체계 핵심 요소지만 항체검사 결과에 따른 감염으로부터의 보호 여부 및 지속력에 대해서는 아직 과학적으로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대표적으로 재감염과 돌파감염은 항체가 있음에도 코로나19에 감염이 된 경우다. 따라서 어떤 항체를 어떤 검사법으로 검사해야 하는지, 항체가 얼마나 많아야 하는지, 생성된 항체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항체검사는 코로나19 역학 조사로 유행의 규모를 파악하는 용도와 일부 환자에서 코로나19 과거 감염 진단의 보조 역할을 하는 용도로만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실제 환자에서 코로나19 면역 상태를 평가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항체검사 결과만으로 백신 효과를 측정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학회는 “백신을 맞은 사람도 백신의 종류, 항체검사의 종류, 검사 시기, 기저질환 등에 따라 항체검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극히 드물긴 하지만 백신 접종자가 항체 생성에 영향을 주는 질병 등이 있어 항체가 생성되지 않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도 백신 접종은 인체의 또 다른 면역 기전인 세표면역을 활성화해 중증도를 낮출 수 있으므로 비록 항체 생성에 영향을 주는 질병을 가진 환자에게도 백신 접종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실제로 질병관리청, 식약처, 미국 CDC, FDA, 유럽 질병관리통제센터(ECDC) 등도 현재까지 알려진 지식으로 판단할 때 항체검사 결과만을 근거로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지 여부와 백신 접종 후 반응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단 점도 강조했다.
 
학회는 “이처럼 항체검사 결과 해석의 어려움, 항체검사 결과만으로 백신 효과 판단의 불가능 등의 이유로 백신 접종자에 대한 항체검사 필요성은 매우 낮다”며 “특히 항체검사 결과를 근거로 백신 접종을 생략하거나 조절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자가항체검사의 정확성과 실용성이 떨어지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학회는 “자가항체검사는 많은 양의 항체가 있어야만 결과 확인이 가능해 특히 감염 초기에 위음성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다른 바이러스나 여러 물질에 잘못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 위양성의 가능성도 있다”며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판독할 확률도 높다”고 말했다.
 
이어 “자가항체검사는 검사 시행 후 15~20분 후에 결과를 판독해야 하고 그 이상 시간이 지나면 안 된다. 또한 결과는 의료진이 판독해야 정확하다”며 “따라서 자가항체검사를 바르게 사용하려면 스스로 검체를 채취해 검사를 시행한 후 20분 이내에 의료진의 결과 판독을 받아야 하므로 실용성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끝으로 “코로나19 항체와 항체검사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코로나19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백신 접종과 방역 지침 준수”라며 “국민 여러분은 항체검사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백신 접종과 방역 지침에 대한 불신을 갖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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