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3곳·바이오 6곳, 무형자산 연구개발비 전면 비용으로 정정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최근 2~3년간 회계연도 사업·분기보고서 정정 공시 잇따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금융감독원이 연구개발비 등 회계 감사를 강화하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과거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와 분기보고서 정정 공시가 잇따르고 있다. 일양약품, 이연제약, CMG제약 등 제약사 3곳과 메디포스트, 차바이오텍, 바이오니아 등 바이오기업 6곳으로 확인됐다. 이들 모두 무형자산으로 회계처리한 연구개발비를 판매비 및 관리비 등 비용으로 정정했다.

20일 금감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최근 2~3년간 회계연도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를 정정한 제약바이오기업을 집계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해당 기업 공시에 따라 대부분은 요약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분석했으며, 차바이오텍의 경우 별도 재무제표를 반영했다.

금감원은 지난 16일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시실태 및 투자자 보호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3분기 보고서부터 임상실험 실패 여부와 신약개발 경과 등을 공시해야 한다. 세부적으로 연구개발비는 성격별로 분류해서 판매관리비와 무형자산 처리 여부를 기재해야 한다. 또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연구개발 진행상황도 상세하게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이번 사업보고서를 정정한 곳 중 무형자산에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던 곳은 메디포스트였다. 메디포스트는 17일 공시를 통해 "임상3상 이후에 발생한 지출 중 정부승인의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만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하고, 그 이전 단계에서 발생한 지출은 경상연구개발비로 보아 당기 비용으로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메디포스트는 2017년도에 연구개발비 중 무형자산으로 처리한 492억6500만원을 81억7200만원으로 정정했다. 2016년도는 511억4000만원에서 94억7400만원, 2015년도는 455억7100만원에서 100억9800만원으로 정정했다. 해당 사업연도 영업손익도 정정됐다.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자산으로 분류할 경우 영업이익도 늘어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2017년 영업손익은 정정 전 -53억1100만원에서 정정 후 -36억3900만원으로 손실이 더 늘었다.

차바이오텍도 최근 2년간 무형자산으로 잡은 연구개발비를 전부 판매비와 관리비로 처리했다. 이에 2017년 무형자산은 54억6100만원에서 5억1800만원, 2016년 무형자산은 144억4100만원에서 9억86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차바이오텍은 이번에 전면 재감사를 진행하면서 올해 반기보고서를 아직 재출하지 못한 바 있다.

유전자 기술 전문기업인 바이오니아는 개발비의 손상차손 반영에 따라 재무제표를 정정한다고 밝혔다.  바이오니아는 올해 1분기 무형자산 160억3000만원의 일부를 비용처리해 128억7500만원으로 줄었다. 2017년에는 162억100만원에서 128억5900만원, 2016년에는 197억8800만원에서 130억8800만원으로 줄었다.

이수앱지스는 신약 개발비에 대해 자산화 요건 재검토해 개발비 관련 회계처리 오류수정으로 인해 사업보고서를 정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무형자산은 지난 1분기 141억1400만원에서 80억8900만원으로, 2017년 138억8700만원에서 83억1000만원, 2016년 109억3700만원에서 86억800만원으로 줄었다. 

인트론바이오는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개발비 산정에 있어 판단오류로 인해 사업보고서를 재작성했다고 공시했다. 2017년 134억1500만원에서 57억900만원, 2016년 122억9700만원에서 36억5700만원, 2015년 99억6500만원에서 14억9000만원으로 무형자산을 정정했다.

오스코텍도 개발비 자산화 요건 회계처리와 관련된 수정사항을 반영했다. 지난해 55억5400만원이었던 무형자산은 100만원, 2016년 40억5200만원은 1700만원으로 정정했고, 2015년은 변동 없었다.

바이오기업 뿐만 아니라 제약사 3곳도 사업보고서 정정에 나섰다. 

일양약품은 정부 승인 및 임상3상 이전 개발비를 비용처리하는 내용으로 사업보고서를 정정했다. 이에 무형자산은 지난해 470억5800만원에서 441억7600만원, 2016년 531억2900만원에서 430억5100만원, 2015년 508억3900만원에서 408억1900만원으로 줄었다.

이연제약은 개발비 인식기준 변경으로 인한 무형자산을 판매관리비로 회계를 정정한다고 공시했다. 2017년도에 연구개발비 중 무형자산으로 처리한 215억200만원을 17억6500만원으로 정정했다. 2016년도는 208억1000만원에서 17억6100만원, 2015년도 186억4700만원에서 10억600만원으로 수정됐다.

CMG제약은 재무제표 감사에 따라 무형자산을 2017년 107억8600만원에서 75억9600만원으로, 2016년 135억4700만원에서 73억3500만원으로, 2015년 117억6600만원에서 64억5900만원으로 정정했다.

한편, 지난 3월 제넥신은 금감원에서 제약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회계감리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발 빠르게 감사보고서 정정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제넥신은 지난해 연구개발비 349억원을 전액 비용(경상연구개발비)으로 처리했다. 2016년 회계연도 재무제표도 재작성하면서 2016년 회계연도 개발비 및 순자산이 401억1900만원만큼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59억200원 증가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메디게이트뉴스 재가공)
*차바이오텍은 별도 재무제표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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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란 기자 ([email protected])제약 전문 기자.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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