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떠난 서남대…의대생들은 잘 곳도, 먹을 곳도 없다"

의대생 A씨 제보, 올해 2학기 학사 일정 남았지만 무기한 연장 상태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서남대 모든 교직원이 직무수행을 하지 않고 청와대에 시위하러 갔다. 아직 2학기 수업 일정이 남은 의대생들은 갑작스러운 수업 거부와 시험 취소로 큰 혼란에 빠졌다. 오갈 곳 없는 학생들이 서남대 폐교의 가장 큰 피해자다.”
 
서남의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A씨는 서남대 폐교 결정 과정에서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의학과 본과 1학년은 아직 수업 일정이 2주 정도 남았다”라며 “예과는 기말 시험과 기말과제 제출을 남겨뒀지만 무기한 연장 상태가 됐다”고 했다.
 
앞서 11일 서남대 200여명의 교직원은 전체 교직회의에 교수 3분의 2이상과 직원 전원의 동의로 일괄 사표를 제출하고 청와대로 출발했다. 서남대 교직원은 ‘서남대학교 학생들에게 알립니다’라는 대자보를 통해 교육부의 정의롭지 못한 폐교 추진에 강력히 항거한다고 밝혔다.

대자보에는 “교직원들은 2012년 설립자의 천문학적인 교비 횡령사건 이후 2년 이상 급여를 받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요청을 신청하고 대통령의 답을 얻을 때까지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씨는 “직원들이 학교를 떠나면서 13일에 기숙사를 폐쇄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라며 “학생들은 아직 학교를 지키는 일부 교수의 강의를 들으려고 해도 당장 잘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A씨는 “서남대 주위에는 학생들이 갈만한 식당이 거의 없으며 교통편도 마땅치 않다”라며 “학교 식당마저 문을 닫아 끼니를 해결할 곳도 없다”고 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대학 폐쇄시기인 2018년 2월 28일까지 2017학년도 2학기 학사 일정은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서남대에 대한 학사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라며 “해당 기간까지 다른 대학 특별 편입학 절차를 완료해 학생 학습권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학생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A씨는 “교직원의 단체 행동이 문제라는 것은 아니지만 남겨진 학생들이야말로 큰 혼란에 빠졌다”라며 “교육부 등은 하루 빨리 후속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남대는 2012년 사안 감사와 2017년 특별조사 결과에서 설립자 이홍하의 교비 333억원 횡령과 교직원 급여 156억원 체불 등 회계와 학사관리 부당사례 31건이 적발됐다. 서남대는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최하위 E등급(2015년 8월)을 받았다. 서남대는 올해 8월 1차 대학폐쇄 계고 당시 시정요구 사항 총 40건 중 17건을 이행하지 않았고 결국 폐쇄 조치가 결정됐다. 

부산 온종합병원은 이달 4일 뒤늦게 서남대 인수 의향을 밝힌데 이어 9일 긴급이사회에서 서남대 인수 안건을 의결했다. 하지만 8일 서남대 폐교 마지막 관문인 청문이 끝난 가운데 인수 성사는 불투명한 상태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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