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경기도 한방난임사업이 난임여성의 자연임신율에도 못 미치는 결과를 기록했다며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바른의료연구소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기도는 2017년, 2018년도 한방난임사업에 무려 10억원에 달하는 도민들의 혈세를 지원했으나 임신성공률 평균은 9.2%에 불과했다. 이는 6~8개월간 난임여성의 자연임신율인 20%~27%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라며 “난임극복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한방난임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경기도에 재차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4월부터 한방난임사업을 시행한 전국 지자체에 2018년도 사업결과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연구소는 “그러나 경기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018년도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 최종 결과보고서는 8월경 발간될 예정이며 기타 정보는 우리 기관에서 취득하고 있지 않은 정보로 최종결과 보고서가 발간될 시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경기도 사업과는 별개로 한방난임사업을 시행한 경기도 산하 여러 지자체들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수원시가 공개한 자체 사업 결과보고서에서 2018년도 경기도 한방난임사업의 결과를 일부 확인했다”라며 “이와 함께 추가 청구에 경기도가 공개한 사업대상자 정보를 이용해 2018년도 경기도 사업결과를 분석해보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연구소는 “경기도는 2017년도에 5억원의 예산을 들여 난임여성 270명을 대상으로 한방의료기관에서 실시, 난임치료비를 1인당 최대 180만원까지 지원하는 한방난임사업을 시행했다. 사업 대상자는 경기도 거주 만 44세 이하 난임 여성이다”라며 “이들은 한방의료기관에서 3개월간 15일분씩 6회 투약하는 한약치료를 전액 무료로 받았다. 침구치료는 대상자의 자율적인 선택에 따라 받을 수 있으나 본인부담금은 대상자가 직접 부담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료 종료 후 6개월간 한의사회에서 임신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추적관찰 기간을 뒀다. 따라서 총 사업기간은 9개월이며 이 기간 동안 인공수정, 체외수정 등의 의학적 보조생식술 시술을 금지시켰다”라며 “2018년도에도 2017년도와 동일한 내용으로 사업을 시행했다”고 언급했다.
연구소는 “총 96개소의 한의원에서 모집한 2017년도 사업의 최초 대상자는 276명이었다. 이중 45명(16.3%)이 중도에 탈락해 치료를 완료한 대상자는 231명(83.7%)이었다”라며 “9개월 사업 기간에 임신에 성공한 대상자는 총 26명으로서 최초 대상자 기준 임신성공률은 9.4%이었다”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임신한 대상자 중 6명이 12주 전에 유산했고 12주 이후에는 유산과 사산이 각각 1명씩 발생했다”라며 “나머지 18명 중 10명은 정상분만, 8명은 임신을 유지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표에서 수혜자 수는 사업대상자 중 사업을 완료한 대상자 수이며, 경기도 임신율은 사업완료자 중 임신에 성공한 대상자의 백분율을 의미한다”라며 “2017년도 수혜자 231명의 11.3%는 앞서 언급한 임신성공자 26명이고, 2018년도에 수혜자 227명의 10.5%는 24명에 해당한다. 즉, 2018년도에는 24명이 임신한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연구소는 “최초 대상자 중 중도탈락자는 치료의 부작용, 효과부족, 신뢰부족 등의 사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완료자 기준일 경우 이러한 중도탈락자가 많을수록 임신성공률이 높게 나와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라며 “무엇보다 사업 대상자들이 이 사업에 참여할 경우 임신성공률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으려면, 최초 대상자를 모수로 해 임신성공률을 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사업대상자 수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자, 경기도는 사업 최초 대상자 270명, 중도 탈락자 43명, 사업 완료자 227명이라고 했다”라며 “사업 최초 대상자 기준으로 임신성공률을 구해보니, 2018년도 사업에서 9개월 동안 임신성공률은 8.9%에 불과했다”라고 언급했다.
연구소는 “이는 2017년도 9.4%보다 더 떨어졌다. 2017년, 2018년 임신성공률 평균은 9.2%로서 2년 연속 극히 저조한 성적을 낸 것이다”라며 “사업 완료자 기준으로 해도 2년간 임신성공률 평균은 10.9%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의료정책연구소의 '한방난임사업에 대한 의학적·통계학적 관점에서의 평가' 연구보고서(채유미, 2017)에 의하면 최소 1년 이상 원인불명의 난임, 39세 이하의 정상임신이 가능한 난임여성 126명을 아무런 치료를 시행하지 않고 6개월 동안 추적한 결과 자연임신율은 27%였고(Custers IM 2012), 45세 이하의 난임여성을 7.7개월 추적한 결과 20%(1053명 성공/5184명)의 자연임신율을 보고했다(Bensdorp AJ 2017)”고 밝혔다.
국내 지자체들의 평균 사업기간은 8개월 정도이므로 최소한 난임여성의 자연임신율인 20~27%보다는 훨씬 높아야 한방난임치료의 효과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소의 지적이다.
연구소는 “그러나 경기도 사업에서는 9개월 동안이나 사업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신성공률이 9.2%에 불과했다. 난임여성 자연임신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참담한 성적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한방난임사업의 임신성공률은 누적 임신율이다. 생식의학에서는 난임치료의 효과 평가에 시술 주기당 임신성공률(pregnancy rate per cycle)을 사용하고, 누적 임신성공률(cummulative pregnancy rate)을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기간을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그러나 한의계는 한방난임사업의 누적 임신성공률로 의학적 보조생식술의 주기당 임신율과 비교하고 있다”라며 “한방처럼 한다면, 임신여부를 장기간 추적할수록 난임여성의 자연임신에 의해 임신성공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라고 언급했다.
연구소는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산학협력단이 작성해 경기도 한의사회에 제출한 '2017년도 경기도 한방 난임지원사업 진료 결과 분석 연구‘ 과제의 결과보고서(주관 연구책임자: 김동일)에 의하면, 치료주기에 따른 임신율을 살펴본 결과 ’임신한 24명의 대상자 중에서 치료 시작 첫 1달(1주기)에 임신한 사람은 6명, 2주기 6명, 3주기 7명, 관찰주기 7명으로, 치료 기간에 따른 누적 임신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15년도 난임부부 지원사업 평가 및 난임원인 분석' 보고서에서 인공수정과 체외수정의 1주기당 임신성공률을 각각 14.3%와 31.5%로 보고했다”라며 “경기도 사업에서 9주기당 9.2%를 1주기당 임신율로 환산하면 1.1%가 나온다. 이를 보면, 경기도 한방난임사업의 임신성공률은 인공수정의 13분의 1, 체외수정의 29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경기도는 사업결과를 공개 청구하면 최종 결과보고서는 8월경 발간될 예정이며, 기타 정보는 경기도가 취득하지 않은 정보라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라며 “심지어 수원시 자체 보고서에 경기도 사업결과를 공개했으나 자신들은 취득하지 않은 정보라고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소는 “경기도 사업의 1주기당 임신성공률 1.1%는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의 1주기당 임신성공률(14.3%, 31.5%)과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라며 “지난 2년간 연속으로 극도로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은 경기도 한방난임사업이 실패한 것임을 여실히 입증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경기도 사업처럼 9개월 동안 임신 여부를 기다리는 동안, 한시라도 급히 난임여성이 보조생식술을 받을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임신예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라며 “제대로 된 지자체라면 사업에 참여한 도민들의 건강 보호를 위해서라도 당장 사업을 중단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도 한방난임사업은 오히려 난임극복을 더욱 힘겹게 만들어 난임여성에게 희망고문만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라며 “도민들의 혈세로 생색만 낼 뿐 오히려 난임극복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한방난임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경기도에 재차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