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찰료 인상 거부로 의료계는 폭풍전야…의사들은 파업에 힘 보태고 의협은 이기는 전략 짜내야

[칼럼]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법제이사

▲대한민국 의료 바로세우기 제3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사진=대한의사협회

[메디게이트뉴스 김재연 칼럼니스트]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4일 수가 적정화 이행방안으로 보건복지부에 제안한 진찰료 30% 인상과 처방료 신설에 대해 복지부가 기존의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사실상 수용불가 입장을 회신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협은 “파업 등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키로 했다”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전국 시도의사회장을 비롯한 전 직역단체장들이 참여하는 긴급 확대연석회의를 개최해 향후 파업을 포함한 강력한 투쟁방향을 선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의협 최대집 회장은 페이스북에서 "복지부와 대화를 진행하면서 협상 결렬의 최종적 책임의 일부는 복지부에도 있지만 핵심적 책임은 ‘문재인 정권’, 더 정확히 말하면 ‘문재인 청와대’에 있다. 그래서 이번 2019년 의료계의 총력대전(總力大戰)의 상대는 문재인 청와대가 될 것이고 이제 모든 대화와 협의 창구는 폐쇄할 것이다. 의료계의 문재인 정권을 향한 총력대전을 위해 설 명절 이후 신속한 단계적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의료계는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경제 정책, 각종 사회정책의 수정을 요구하고 의료제도 정상화를 요구하기 위해 전국의사총파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결정과 주장은  '최종적 합의와 동의를 얻을 것'이라는 단서를  달아뒀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합의’는  어떠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분명하게  표현하지 않고 있다.

우선 전국시도의사회장을 비롯한 전 직역단체장들이 참여하는 긴급 확대연석회의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협의 최고 의결기구는 대의원회의 의결을 통해 합의가 이뤄진다는 점을 간과해서 안된다. 또한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투쟁의 방법을 집행부에 위임했다는 시도의사회장단 합의도 이미 있었다. 

또한 ‘동의’의 의미는 회원들에게 직접적으로 동의를 구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회원들에게  직접적으로 파업찬반 투표를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파업에 대해서는 많은 회원들로부터 찬반 논란이 생길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의협이 보건복지부에 제안한 진찰료 30 % 인상과 처방료 신설 제안을 복지부가 거부했고 의협은 파업 등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의료계가 신속하고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거치면서 ‘힘’의 투쟁을 강력하게 전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의료계가 정부에 원하는 것을 요구하기 위해 의료계에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바로 의료계의 단결이다. 회원들부터 의협에 파업 등의 동력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리고 의협 집행부도 전략을 잘 짜서 이기는 협상이든 성공하는 협상이든 원하는 것을 얻어와야 한다.

'이기는 협상'은 상대의 요구를 최소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요구를 최대로 관철시키는 협상으로 사실상 전쟁 밖에는 없다. 전쟁을 하려면 회원들의 한마음 한뜻으로 싸우는 것이 필수적이다.  '성공하는 협상'은 요구사항을 최대한 얻어내는 협상이 아니라,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충족시키는 협상이다. 이런 성공하는 협상을 통해 상대에게 잠재돼 있는 또 다른 이익까지 이끌어내는 지혜가 중요하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정부의 진찰료 인상과 처방료 부활 거부의 폭풍전야 속에서 의료계가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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