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바뀐 정부…복지부 "의대 증원 1년 유예, 내부 검토할 것"

3월 초 서울대 교수비대위 제안에 "의료개혁 늦추기 어려워" 거부했던 정부 입장 선회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 사진=보건복지부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내부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간 의대 정원 2000명 확대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 축소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의료계와 타협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8일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의협 비대위의 의대 정원 1년 유예안을 묻는 질문에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의협 비대위는 앞서 현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을 1년 유예하고, 그 기간 동안 의사 수요 추계 위원회를 꾸려 객관적인 의대 증원 수치를 마련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지난 3월 13일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의대증원을 1년후 정하고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주장했던 것과 유사한 내용이다. 

당시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해외 기관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 한국 보건의료지표 분석을 의뢰한 뒤 이에 근거해 1년 후 의사 수 증원을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의료개혁을 늦추기 어렵다"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의료 수요를 감안할 때 증원 시기를 1년 늦추면 그 피해는 훨씬 커질 것"이라고 거부했다.

하지만 약 한 달 만인 오늘 박 차관은 "(1년 유예안은) 추가적인 논의를 더 해보자는 취지인데, 내부 검토는 하겠다"면서 "다만, 현재로서는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 결론을 내려 말하긴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박 차관은 이 자리에서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은 과학적이고 합리적 근거를 제시한다면 열린 자세로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차관은 "이미 학교별로 증원분을 배정 발표해 되돌릴 경우 그에 따른 혼란이 예상된다. 현실적으로는 (정원 조정이) 매우 어려운 상황인 것은 틀림없다"면서도 "하지만 신입생 모집요강이 정해기 전까지는 물리적으로 변경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정원 조정도 가능하다는 답변으로,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급하게 전공의 대표와 회동한 뒤 그간 의대 증원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복지부도 입장을 다소 온건하게 바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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