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집속초음파(하이푸) 시술시 자궁 유지·가임 가능 "출산율 기여"

집속초음파의학회 학술대회 개최 "치료 시기 놓치면 자궁적출·합병증 이어져…자궁지킴이 캠페인·급여 적용 필요"

사진 = 대한집속초음파의학회 제1차학술대회 기자간담회 전경.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내에 자궁근종 치료에 대한 고강도 집속 초음파(하이푸·HIFU) 시술 도입이 된 후 3개월만에 급여에서 제외된 데 이어 최근 실손보험사들이 이에 대한 지급을 거부하면서, 재정적인 이유로 이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중국의 경우에는 정부가 나서서 집속초음파 기술 발전을 국책과제로 지원하고, 환자들은 급여권 안에서 자궁근종 등의 진료를 받고 있다. 

대한집속초음파의학회는 10일 제1차학술대회를 열어 80여명의 회원들에게 최신 술기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하이푸 시술 확대를 위한 캠페인 추진 의지를 밝혔다.

자궁근종은 위치나 크기에 따라 발현되는 증상의 양상은 매우 다양하며, 대표적인 증상은 생리과다, 생리통, 골반통, 빈뇨, 복부 중괴 등이 있다. 복부초음파, 질초음파 등에 의해 위지와 크기를 파악할 수 있으며, 약물과 수술적 치료가 있다.

방치시 자궁근종의 크기가 계속 커질 수 있으며, 이 경우 방광과 직장 등을 눌러 소변이나 대변을 보기 어려워질 수 있고 방광과 직장에 유착될 수 있다. 유착박리가 되면 수술이 어려워지고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적절한 시점에 수술을 받아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자궁근종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현황에 따르면, 자궁근종 진료환자는 2016년 34만3000명에서 2020년 51만5000명으로 증가했다. 선근증 환자까지 합치면 연간 90만명 규모로 알려져 있다.

자궁근종 외래환자는 같은 기간 33만7000명에서 50만8000명으로 51% 가량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37.5%로 가장 많았고, 50대 32.1%(16만5000명), 30대 16.0%(8만2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집속초음파의학회 성영모 초대회장은 "의학회는 자궁근종, 선근증 등을 몸에 칼을 대지 않고 열을 이용해 치료하는 의사들이 모여 술기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하고 연구활동을 하기 위해 마련된 장"이라며 "하이푸는 신기술이기 때문에 계속 공부를 하지 않으면 시행하기 어렵고 해당 기기를 아예 모르는 의사들도 많기 때문에 같이 술기를 공유하고 홍보하는 데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이푸로 자궁근종을 치료하는 병원 60여곳 중 의학회 소속병원은 40여곳이 참여하며, 이번 학술대회는 총 8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했다. 

성 회장은 "추후 윤리위원회를 마련해 인증병원을 지정하고, 부적절한 치료를 하는 기관은 제보를 받아 제지해 나갈 예정"이라며 "의료진들과 지식을 공유하고 과잉의료 방지 등 자정활동을 추진하는 동시에 일반 대중들에게는 자궁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궁근종의 다양한 보존적 치료법들을 제공하는 '자궁지킴이 캠페인'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캠페인은 매월 월경시 생리과다 등의 문제가 있어도 이를 숨기는 환자가 많은데 이를 양성화하고 하이푸 시술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이를 치료하고 자궁을 보존하자는 내용이다.

정난희 사업이사는 "여성을 위한 좋은 치료법이지만 대학병원이나 일부 개원가에서 하이푸 치료를 하지 않고 있다. 대학병원에도 10대 정도의 하이푸 기기가 도입돼 있으나, 전립선암 등에 다른 치료나 연구용으로 사용되고 있어 자궁근종 활용이 부족하다"면서 "대부분 약물치료를 하거나 경과를 지켜보는 의사들이 많은데, 이 과정에서 자궁적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정 사업이사는 "이 같은 현상은 비교적 최신 술기다 보니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큰 데서 기인한다. 그러나 임상현장의 사례를 분석해보면 치료 후 99% 가량은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며, 부작용 발생 비율 역시 점차 낮아지면서 경미한 수준에 그친다"면서 "이미 전세계적으로 많은 의학 논문을 통해 하이푸 치료의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됐으며, 정부에 의해 신의료기술로 인정된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실제 9988명을 대상으로 한 논문을 보면 하이푸 치료 후 발생한 부작용 중 99.2%가 특별한 치료가 필요치 않은 정도의 부작용이었다. 지난 2018년 19개 하이푸 센터에서 2만7035명의 하이푸 치료를 받은 환자에 대한 논문에 따르면 하이푸 치료의 부작용 비율은 2011년 0.95%에서 2017년 0.28%로 감소 중 이었다. 하이푸치료와 수술의 부작용을 비교한 연구에서 하이푸는 0.2%, 수술은 12.6%로 보고됐다.

특히 가임, 출산 등을 이유로 자궁근종 치료를 하지 않는 20, 30대 여성의 경우라면 근종 수술요법과 비등하면서도 자궁을 보존하는 하이푸가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김혜경 재무이사는 "효능과 안전성에도 불구하고 과거 부작용 등을 근거로 산부인과학회·의사회의 진료지침에 권고하지 않는 치료방법으로 명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10년 전 기준을 근거로 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임상현장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면서 "비급여, 실손보험 지급 거부 등 경제적인 이유도 하이푸 치료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 재무이사는 "2015년 7월경 하이푸 기기가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급여로 인정을 받았는데, 불과 3개월만인 같은 해 10월경에 비급여로 전환됐다. 이에 대해 정부와 심평원 등에 질의했으나 제대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이후 비용이 증가하면서 실손보험 청구가 증가했는데, 부담이 커지면서 보험사들의 비지급 사태가 이어져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못받는 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여성들이 자궁적출까지 가지 않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지침 개정과 급여권 진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재무이사는 "자궁이라는 기관은 여성에게 많은 의미가 있다. 병이 있으면 깨끗하게 도려내는 게 합리적이지만 자궁의 경우 여성성과 연결되는 부분이며 비만이나 복압성 요실금, 방광탈출, 노화, 성기능저하 등의 발생 가능성도 높아져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진다. 가급적 자궁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연령에 상관 없이 3cm이상의 자궁근종에 대해 하이푸 시술을 인정하고 비용보상도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인적인 이유는 물론 국가적인 이유에서도 하이푸 시술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나왔다.

성 회장은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한국의 합계 출생률이 0.81명을 기록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적었던 재작년보다도 0.03%를 밑돌아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여러 원인이 있으나 늦은 결혼으로 임신을 원하는 연령대가 늦춰지면서 난임률이 증가하는 것도 하나다. 연령이 높아지면서 여성의 자궁, 난소 관련 질환 빈도가 높아져 건강한 임신, 출산의 확률니 낮아지기 때문"이라며 "20대 때부터 정기적으로 자궁관리 검진을 시행하고 자궁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인 자궁근종을 제때 치료하고 건강하게 출산율을 높이려는 정부차원의 지원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신 전에는 하이푸 치료를 꺼리는 의사들이 많다보니 20∼30대 초반에 생기면 이를 방치하고 출산 때까지 지켜보는데, 오히려 하이푸 치료를 받으면 난소기능에는 영향 없이 근종 크기가 감소되는 동시에 자궁내막 환경이 개선돼 임신능력이 향상된다는 보고가 나온다"며 "국가검진을 하면서 이환율 1위, 사망률 1위였던 자궁경부암이 10대 암 밖으로 밀려난것처럼, 집속초음파의학회도 조기 검진과 적정치료를 알려 자궁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캠페인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했다.

또한 학회 측은 갱년기, 폐경기 환자라도 근종으로 인한 증상이 있으면 치료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성 회장은 "흔히들 폐경이 되면 근종의 크기가 작아져서 압박증상이나 부정출혈과 같은 관련 증상들이 사라질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근종 크기가 급격히 줄지 않기 때문에 증상은 계속된다"며 "폐경직전이나 폐경초반인 50~54세 나이 그룹은 근종 발생률 2위로 보고되고 수반되는 고통이 큰 만큼 자궁근종이 있는 여성이 갱년기 여성호르몬치료를 원하는 경우도 하이푸 치료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 회장은 "의학적 판단에 근거해 정당하게 하이푸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 보험사는 반드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학회와 의사회 등에서 진료지침을 현재 임상상황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자궁 검진과 적정한 치료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급여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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