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의약계 비대위, "의정합의 이후에도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강행 무책임하고 이중적인 정부"

의협 병협 의학회 약사회까지 한목소리 "시범사업 구체적 틀 아무도 몰라…전문가 견해 담은 가이드라인 발표 예정"

사진=대한의사협회 유트브 생중계 캡쳐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보건복지부가 지난 4일 의정합의에도 불구하고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이 건정심에서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추진을 강행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첩약급여화를 둘러싼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있다.
 
첩약 과학화 촉구 범의약계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의정합의문에 명시된 부분이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에 대한 원점 재논의가 아니라 발전방안 협의 정도에 그쳤다는 비판에 대해 수사적 차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비대위는 정부의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에 대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첩약 과학화 촉구 범의약계 비상대책위원회는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약학회가 소속돼 있다.  
 
병협 이왕준 국제위원장은 "레토릭(수사)의 차이다. 우리도 사업 자체를 무조건 철회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범사업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안도 밝히지 않고 강행하는 정부의 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로 엄중한 상황에서 20년만에 대규모 파업이 벌어지며 사회적으로 큰 혼란과 비용을 치른 것에 대해 안타깝다"며 "이런 시국에 건정심에서 일방적으로 시범사업 추진을 결정하는 것을 보고 현 상황이 연출될 수 밖에 없음을 예견했다"고 말했다.
 
이 국제위원장은 "의협과 병협, 약사회 등 건정심에 참여하는 실질적 구성단체들이 이번 시범사업이 적절하지 않다고 수차례 지적했음에도 사업이 강했됐고 복지부는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의정합의가 이뤄진 상황에서 사업을 되돌리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고 이중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대한약사회 좌석훈 부회장도 “정부의 의료정책 파트너인 대한의사협회, 병원협회, 약사회 등이 반대의견을 밝혔음에도 제대로된 의견수렴이 이뤄지지 않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비대위 측은 복지부가 당장 오는 10월 시범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어떤 기준과 절차를 통해 시범사업을 진행하는지 밝히지 않다는 비판을 내놨다. 이 때문에 비대위는 다음주 구체적인 시범사업 가이드라인과 전문가 의견을 포함된 사업 프로세스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왕준 국제위원장은 "첩약급여화 사업이 어떤 틀과 프로세스를 통해 진행될 것인지 현재 아무도 모른다"며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급여화 사업에 대해 과정조차 공개하지 않는 것은 이전 어떤 정책 집행 과정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다음주 구체적 가이드라인과 프로세스를 공개하는 전문가 공청회를 비대위에서 진행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협 박종혁 총무이사는 "어떤 시범사업인지도 밝히지 않고 졸속으로 진행하고 있는 현 상황은 국민을 실험 쥐로 보는 것과 같다"며 "시범사업 모델에 대한 최소한의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시범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정부는 국민들의 수요가 높다는 점만 부각시키고 있다"며 "그러나 정말 국민들 만족도가 높은 급여화 항목은 보톡스일 것이다. 그러나 건강보험은 그런 곳에 쓰는 것이 아니다. 정말 필요한 곳에 안전성과 유효성, 비용 효과성까지 검증돼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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