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신종 코로나 초기 발생 환자 절반은 60세 이상…1월 22일 기준 1명이 2.2명 감염시켜
중국·미국 의사들 NEJM에 초기 환자 분석 결과 발표…"감염 초기엔 감기와 차이 거의 없어"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우한폐렴) 발생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저명한 국제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세계 각지에서 차례로 관련 논문이나 증례보고가 쏟아지고 있다.
이 중에서 특히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초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폐렴(NCIP)'으로 확진된 환자 425명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와 미국에서 발생한 첫 번째 환자의 치료 사례에 대한 케이스 리포트가 눈길을 끈다.
발표한 데이터에서는 2019년 12월 중순 이후 긴밀하게 접촉한 경우 사람과 사람 간 감염이 발생했다는 근거가 발견돼 위험 인구 집단에서 전염을 예방하거나 줄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환자 한명이 평균 약 2명을 감염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질병 발생 9일째 폐렴으로 진행된 미국 내 첫 번째 환자에서 임상시험 단계인 약물의 동정적 사용을 통해 치료한 사례를 보고했다. 동시에 초기 감염 단계에서는 겨울철 호흡기 바이러스 시즌에 주로 발생하는 일반적인 질환과 임상적으로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中, 12월 중순부터 사람간 감염 시작…1월 22일 기준 환자 1명이 평균 2.2명 감염시켜
첫 번째 연구에서 연구팀은 2020년 1월 22일 기준 NCIP 확진 환자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노출 이력, 질병 타임라인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 결과 425명이 NCIP 확진 판정을 받았고, 나이 중앙값은 59세였으며, 56%는 남성이었다. 15세 미만의 소아 환자에서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
연구팀은 발병 기간에 따라 환자를 2020년 1월 1일 이전 질병 발생군과 1월 1~11일 발생군, 1월 12일 이후 발생군 등 3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초기에 발병한 환자는 약간 더 젊고 남성일 가능성이 높았고, 화난수산도매시장(武汉华南海鲜批发市场)에 대한 노출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상세 데이터를 보면 1월 1일 이전 발생한 환자의 대부분(55%)이 화난수산시장과 관련 있었으나, 12월 말부터 비연관 사례가 증가해 1월 1일 이후 발병한 환자 중 화난수산시장에 노출된 비율은 8.6%에 불과했다.
의료인의 발병 사례 비율은 세 기간에 걸쳐 점차 증가했다.
평균 잠복기(incubation period)는 5.2일(95% CI, 4.1~7.0)이었고, 초기 단계에서는 환자 발생수가 7.4일마다 두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적 발병 사이의 간격을 나타내는 연속 간격(serial interval)은 평균 7.5일(95% CI, 5.3~19)이었고, 전염병이 전파되는 속도를 나타내는 기초감염재생산수(basic reproductive number, R0)는 2.2(95% CI, 1.4~3.9)였다. R0가 2.2라는 것은 환자 한명이 평균적으로 다른 2.2명을 감염시킨다는 의미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유행할 당시 R0값은 약 3이었다.
중국 연구팀은 "초기 사례 대부분이 화난수산시장과 관련 있었으며 환자가 동물원성 또는 환경 노출을 통해 감염됐을 수 있지만 이제는 사람 간 감염이 발생하고, 유행이 점차 증가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사례 중 일부 어린이에서 발생한 사례도 있었으나 전체 425건 중 절반 가까이가 60세 이상 성인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어린이가 감염될 가능성이 낮거나 감염됐다 하더라도 경미한 증상을 보일 수 있어 확진자 수에 적게 반영됐을 수 있다"면서 "의료인의 감염도 확인됐지만 그 비율은 SARS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유행 때만큼 높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중국 연구팀은 "결론적으로 우리는 NCIP가 우한에서 대략 7.4일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긴밀한 접촉에 따른 사람 간 감염은 12월 중순부터 발생했고, 그 후 한달 이내 점차 확산됐다"면서 "젊은 연령층 또는 의료인의 감염 증가와 같은 전염병의 변화를 식별하기 위해 사례 특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해야한다. 향후 연구에는 전염병 역학 예측과 가정 내 또는 다른 지역에서의 사람 간 감염에 대한 연구가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美 첫번째 환자 질병 발생 9일째 폐렴 발생…초기엔 감기시즌 질환과 다를바없어
2020년 1월 19일 한 35세 남성이 미국 워싱턴주 스노호미시 카운티(Snohomish County)의 응급실(urgent care clinic)을 찾았다. 이 환자는 중국 우한의 가족을 방문한 뒤 1월 15일 워싱턴에 돌아왔고, 4일간 기침과 주관적인 열감이 있던 상태였다.
환자는 건강한 비흡연자로, 신체 검사 결과 체온은 37.2°C였다. 인간에게 질병으로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일반적인 코로나바이러스 4개를 포함해 검사된 모든 병원균에 대해 음성으로 보고됐으나 여행 기록 등을 고려해 가정 격리 상태로 퇴원했다.
다음날인 1월 20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9-nCoV에 대한 양성반응을 확인했고, 환자는 격리 병동에 입원됐다. 입원 시 환자는 지속적인 마른 기침과 2일간 구역 및 구토 증세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숨가쁨이나 가슴통증은 없었고, 해열요법 등 지지치료를 받았다.
입원 3일째(질병 발생 7일) 촬영한 흉부 방사선 사진에서는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5일째(질병 발생 9일) 좌하엽에서 폐렴의 증거를 보였다. 다음날 중증 폐렴으로 진행됐고, 임상의는 임상시험용 항바이러스 요법에 대한 동정적 사용을 요청했다. 이 때 사용된 약물은 길리어드(Gilead Science)가 개발하고 있는 렘데시비르(Remdesivir)다.
입원 8일째(질병 발생 12일) 환자의 임상 상태가 개선됐고, 1월 30일 기준 입원 상태를 유지했다. 열이 없는 상태로 중증도가 감소된 기침을 제외하면 모든 증상이 해소됐다.
미국 연구팀은 "질병 발생 9일째 폐렴으로 진행되기 전까지 흉부 방사선 사진에서 폐렴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고, 가벼운 기침과 낮은 등급의 간헐적인 열을 처음에 나타냈다"면서 "2019-nCoV 감염의 초기 임상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비특징적인 징후와 가벼운 질병 증상은 특히 겨울 호흡기 바이러스 시즌 동안 발생하는 많은 다른 일반적인 전염병과 구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폐렴으로 진행된 시기는 최근 학계에 보고된 호흡곤란 발생 시기(발병 후 중앙값 8일째)와 일치한다"면서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면서 렘데시비르의 동정적 사용을 결정했지만, 2019-nCoV 감염 환자의 치료를 위해 렘데시비르 및 기타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효능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무작위 대조군 시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지방정부나 연방정부 차원에서 임상의사와 공중 보건 당국 간의 긴밀한 협업을 촉진하고, 새로운 감염 환자의 치료와 관련된 임상 정보를 빠르게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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