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의사수 늘려야 필수의료 분야도 비급여처럼 시장원리 작동한다"

"의대 증원 2000명은 필수조건...의사수 줄였더니 수입 높은 미용성형 비급여에만 몰리고 필수의료는 망가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제6차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윤석열 대통령 유튜브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증원 2000명은 지역‧필수의료 살리기의 ‘필수조건’"이라며 "의사 수를 늘려야 미용과 성형 같은 비급여 부분이 아닌 필수의료 의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영빈관에서 개최한 제6차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현 지역‧필수의료 위기는 의대 정원이 줄었기 때문에 초래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과거에는 의학이나 의료기기의 기술 등이 지금보다 많이 떨어졌는데도 우리나라가 그런대로 지역 불균형이나 필수의료에서 균형 잡힌 체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완전히 무너졌다. 그 이유는 결국 의사 수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 수가 줄면 의사는 수입이 높은 비급여에만 전부 몰리게 돼 있다. 의료 수요가 커짐에 따라 그에 필요한 만큼 의사를 꾸준히 늘렸다면 미용과 성형 같은 비급여 부분이 시장 원리에 따라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처럼 필수의료 분야도 시장 원리가 작동됐을 것”이라며 “필수의료도 (의사 수를 늘려) 그렇게 만들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의대 정원 350명씩을 줄인 상태로 20년간 유지하다 보니 활동해야 할 의사 7000명이 줄었다. 그에 비해 의료 수요는 엄청나게 늘었다. 그렇다 보니 의사의 보수, 보상체계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높아졌고, 의사들은 비급여와 같은 수입이 좋은 분야로만 빠져나갔다. 그래서 필수의료가 망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옛날에는 의대에 졸업한 여학생 중 1등만 소아청소년과에 갈 수 있었는데 왜 이렇게 (필수의료가) 망가졌나. 과거에는 소아과 환자도 많고 지역에서 (소아과 의사가) 인정받는 사회적 신분이었다"라며 "아이들이 적게 태어나기도 했지만 몇 년 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과 의사 구속) 사태로 의사들의 법적 리스크가 커지고, 이에 대해 국가가 나 몰라라 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사고는 환자와 가족 입장에서는 사고지만, 의사 입장에서는 정상적으로 처치한 것일 수 있다. 그런데 당사자가 이의제기를 하면 의사는 아무 때나 경찰서, 검찰청, 법원 등에 불려다녀야 한다. 이제는 보다 전문적이고 과학적으로 의료분쟁을 조정하도록 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정부는 미국과 같이 의사 책임보험 제도도 만들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과 같은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가동하고자 한다”며 “의사들의 리스크 방지를 위해 세계에 유례가 없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도 만들고, 의사들이 필수 의료에 더 많이 갈 수 있도록 공공 정책 수가도 만들면 소아과, 산부인과에 의사가 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의대정원 증원은 의료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의료 개혁에 필수 조건이지, 충분 조건이 아니다. 필수 조건인 증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금 (의료계가) 주장하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며 “의료계가 요구하는 안들은 충분조건으로 실현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 증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 그래도 부족한 의사들이 건강보험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돈 잘 버는' 비급여 진료로 전부 빠져나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의사들이 비급여에 가는 것을 국가가 막을 수는 없다. 비급여 쪽으로 의사 1만명이 간다면 필수의료에는 5만명을 보내겠다는 말이다. 그래야 어느 정도 균형이 잡힐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이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2배로 늘린 예를 들며 “변호사 숫자가 늘어나면서 사회 전 분야에 법을 배운 사람들이 자리를 잡아 우리나라 법치주의 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이는 우리나라 민주화에도 굉장히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의대 증원이라는 필수조건과 충분조건을 함께 추진해 의료계도 장기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의료개혁을 시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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