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사법절차에 의료적 전문성 강화해 치료감호제도 개선해야”

조서연 국회 입법조사관, “사법과 의료, 양 영역 간 조화 통해 대응체계 마련 필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며 사법절차에 의료적 전문성을 강화해 치료감호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치료명령 부과대상을 확대하는 등의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실 법제사법팀 조서연 입법조사관은 13일 ‘이슈와 논점-정신장애 범죄인에 대한 형사법적 대응방안의 개선’ 보고서를 통해 정신장애 범죄인에 대한 사법절차, 치료감호 등 처우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사진=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 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정신장애인의 범죄는 증가하고 있으나 전체 범죄 중 비율은 0.3%~0.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범률은 전체 범죄에 비해 약20%
정도 높은 편이었다.
 
또한 정신장애인의 죄명별 범죄 현황을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절도·폭행·상해 등 비율이 약 45%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전체 범죄자 수 대비 정신장애 범죄인의 비율이 높은 범죄는 방화, 살인 등이었다.
 
조 입법조사관은 “현재 형사절차에 따르면 검사는 심신장애 등을 고려해 치료감호를 받을 필요가 있는 자에 대해 공소제기와 병합하거나 또는 독립적으로 치료감호의 청구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 입법조사관은 “재판 단계에서는 형법제10조를 바탕으로 한 책임능력 판단에 따라 무죄판결을 하거나 형을 감경할 수 있다”라며 “보안처분으로 치료감호 등을 명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신장애 범죄인에 대한 처우는 크게 치료감호, 치료명령·보호관찰을 들 수 있다.
 
치료감호는 ‘심신장애로 사물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자’,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자 또는 성적 성벽이 있는 정신성적 장애인 중 금고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자에 해당하면서 치료의 필요성·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자’에 대한 보안처분이다.
 
‘심신미약으로 형이 감경되는 자’ 또는 ‘알코올이나 마약 등 사용습벽이 있거나 중독된 자로서 금고 이상의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통원치료의 필요성과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자’에 대해 법원이 형의 선고 또는 집행을 유예하는 경우 치료명령을 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됐다.
 
조 입법조사관은 “주취·정신장애 등으로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 법원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과 약물 투여,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게 한다”라며 “재범을 방지하고 강력범죄로 발전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평가되지만 아직 그 활용도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해외의 경우 미국의 ‘치료법원’은 법원이 치료 계획과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일본의 ‘의료관찰법’은 판사와 정신과 의사가 합의체로 재판을 해 정신장애 범죄인에 대한 치료 결정을 하는 형태다. 
 
조 입법조사관은 해외사례를 참고해 우리나라에서도 형사상 책임무능력자 또는 한정책임능력자로서의 정신장애 범죄인에 대해 보다 효과적인 처우를 제공하는 등 형사법적 대응방안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입법조사관은 “검사가 원칙적으로 전문의의 진단을 받은 후 치료감호를 청구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거나, 치료감호의 종료 결정 등을 할 때 정신감정을 의무적으로 행하도록 하는 등 사법절차에 의료적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조 입법조사관은 “실형을 선고받은 정신장애 범죄인에게도 형기를 종료하고 출소한 후 일정 기간 사회 내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벌금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정신장애 범죄인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치료명령 부과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사법과 의료 양 영역 간 조화와 협력을 통한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라며 “이를 통해 정신장애인 범죄의 예방, 재범 방지라는 형사정책적 목적을 실효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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