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원 결정 D-6, 똘똘 뭉치는 백병원 교수∙직원…환자들도 같이 '눈물'

재단의 폐원 일방 추진에 반대…백병원 교수들 설문조사 진행 및 쇄신안 마련∙직원 노조는 단체행동도 염두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20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백병원 폐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서울백병원의 운명이 결정될 날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백병원 교수들과 직원들이 폐원을 막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특히 당사자인 서울백병원 교수∙직원은 물론이고 백중앙의료원 산하 형제병원 소속 교수∙직원들도 서울백병원 폐원 반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14일 백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제의대 교수노조는 백중앙의료원 산하 5개 병원 교수들을 대상으로 서울백병원 폐원과 관련한 설문을 진행 중이다. 설문이 마무리되는 대로 결과를 학교법인 인제학원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인제의대 교수들 대부분은 서울백병원 폐원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대교수 노조는 폐원 추진 과정에서 배제됐던 교수들의 반대 목소리를 모아 재단을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의대교수 노조는 16일에는 서울백병원 폐원 결론을 내린 컨설팅 업체 엘리오앤컴퍼니로부터 이번 사안에 대해 설명을 듣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다만 재단 측의 면피용 요식 행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부 관측이다.
 
인제의대 교수노조 김대경 위원장(부산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은 “당초 재단으로부터 폐원 결정이 나온 용역 보고서를 공유받아 검토하려 했지만, 재단 측은 보고서 전체 공유는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대신 컨설팅 업체가 설명회를 한다고 하는데, 요식 행위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일반 직원 등으로 구성된 보건의료노조 서울백병원 지부는 환자와 형제병원 교수∙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20일로 예정된 이사회 전까지 재단 측이 폐원 관련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단체행동’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서울백병원 노조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폐원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지금 5개 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서명 운동 외에도 형제병원 노조와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를 요구해도 재단은 20일 이사회가 끝나고 하자는 입장”이라며 “우리가 가진 최후의 방법은 단체행동이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지만 재단이 20일까지 시간끌기로 나온다면 그 사이에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단체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12일 일반 노조와 만난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는 일반 노조를 지원 사격하는 동시에 병원 경영 정상화를 위한 쇄신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 조영규 회장(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일반 노조가 환자 등으로부터 서명을 받은 후에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며 “지지 발언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 측으로부터 교수들이 향후 병원 운영 방향을 담은 쇄신안을 마련해주면 재단과의 대화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요청을 받았다”며 “관련해서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백병원이 폐원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환자들도 큰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백병원 외과 오행진 교수는 “환자들 중에 폐원 소식을 듣고 눈물을 보인 환자도 있고, 폐원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 번 진료 예약을 잡고 간 환자도 있다”며 “(이런 상황이 돼) 환자들에게 가장 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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