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스마트폰 앱·전화·문자·메일 비대면 모니터링, 원격진료 우려?

의협 "환자 상태 확인에 불과…만관제 시범사업에서 문제 있다면 거부할 것"

자료=보건복지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서 스마트폰 앱, 전화, 문자, 메일 등의 환자 비대면 모니터링이 자칫 원격진료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는 기획재정부의 규제혁신 방안에 포함돼 보건의료 서비스 산업 발전 방안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건강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에 불과하다며 원격진료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은 환자의 질환 및 생활습관을 파악해 1년 단위의 관리계획(케어플랜)을 수립한 후, 혈당, 혈압 수치와 약물 복용 여부 등 환자를 모니터링하도록 했다. 다만 여기서 의사 또는 케어코디네이터(간호사)를 통해 스마트폰 앱, 문자, 전화, 메일 등을 포함한 비대면 환자관리 점검(모니터링)과 상담을 허용했다. 

의협 박종혁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18일 “비대면 모니터링은 혈압, 혈당, 약물 복용 등 평소의 환자 상태를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환자를 대상으로 진단과 처방이 이뤄지는 원격진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이 원격진료로 갈 우려는 없다”라며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런 우려가 있다면 의료계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이를 막겠다”고 했다.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혔던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의협 부회장) 역시 비대면 모니터링은 원격진료와 다르다고 했다. 박 회장은 “비대면 모니터링은 없었던 것이 새로 생긴 것은 아니다. 이전의 지역사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서 비대면 혈압, 혈당 관리가 있었고 당시 참여했던 이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여기에 대한 연장선상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비대면 모니터링은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환자관리일 뿐, 원격진료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진료라고 표현할 수는 없다”라고 했다.

박 회장은 “비대면 모니터링은 바람직한 환자관리를 위한 방안이다"라며 "시범사업을 통해 환자 관리가 원격진료로 변질된다면 의료계가 강력하게 막아야 한다. 만약 시범사업에서 문제가 있다면 이를 빼면 된다"라고 밝혔다.
 
반면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의협 부회장)은 비대면 모니터링을 통해 원격진료로 갈 수 있는 단초라고 봤다. 이 회장은 “이번 시범사업은 비대면 만성질환자 관리를 허용하고 있다. 향후 처방전 발행만 추가되면 의료계가 반대하는 원격진료의 빌미와 명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논란은 2014년에도 있었다. 당시 의협은 원격진료와 원격모니터링은 다르다며 보건복지부와 원격모니터링으로 한정한 시범사업 추진을 논의했다. 이후 고혈압, 당뇨환자로 기존에 해당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왔던 재진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원격모니터링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당시 의료계에서 원격모니터링 시범사업 자체가 원격진료 추진에 대한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거셌다.  
 
비대면 모니터링이 원격진료로 확산될지에 대한 의료계 의견은 분분해 보인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각종 기술 발전을 통한 환자 모니터링은 세계적인 트렌드다. 환자들의 정확한 상태 확인과 관리를 위해 의사들이 주도적으로 기술 발전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비대면 모니터링은 원격진료로 가기 위한 단초로 보인다. 언제든 진단과 처방이 가능하도록 개선될 수 있다”라며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에서 원격진료의 빌미를 제공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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