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최대 52시간 근로기준법 개정, 보건업 제외에 간호사 등 반발

입원실 운영 의원·병원은 장기적으로 타격 입을 것 예상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국회는 지난달 28일 열린 본회의에서 근로시간을 주당 최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보건의료업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고 여전히 '근로시간 특례업종'으로 남게 되자 간호사 등 보건의료종사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을 고용하는 병·의원은 결국 장기적으로 근로시간 52시간을 지켜야 할 것으로 우려했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일 8시간 근무에 따른 주 40시간, 주중·주말연장근로 12시간을 인정해 일주일에 총 52시간을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동법 제59조에 따라 일정한 업종의 경우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하면 위 법정근로시간에 상관없이 초과근무가 가능한데, 이것이 근로시간 특례업종이다.
 
앞서 개정안이 적용되기 전 특례업종으로 분류된 업종은 26개였지만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특례업종으로 남는 업종은 5가지로 한정됐다. 보건업을 포함한 육상운송업(노선버스 제외),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운송서비스업이 특례업종으로 분류됐다.
 
노사정위원회가 보건업을 특례업종으로 분류한 기준에 따르면, 보건업은 공중의 편의와 안전도모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으며, 응급환자와 응급수술 등 연장근로 한도 내에서 대처가 곤란한 내용이 상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업무특성상 규칙적인 휴게시간을 부여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것이다.
 
대한간호협회는 이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고, 간호사를 특례업종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종합병원과 중소병원에 근무하는 병원 간호사의 일 평균 근로시간은 9.8시간으로, 미국의 54% 간호사가 주당 39시간을 근무하는 것과 비교해 연간 200시간 이상을 더 오래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협은 "간호사의 시간외 근무나 초과근무(overtime)는 만성적인 간호인력 수급 부족을 보충하거나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환자 수 증가에 따른 적절한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데, 이러한 초과근무는 간호사의 일일 근무시간 혹은 주당 근무시간을 계속해 증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간협은 "간호사가 장시간 근무하는 것은 교대근무 사이에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빠르게 다음 근무로 복귀한다는 것을 의미 한다"면서 "이러한 장시간 근무는 간호사의 피로와 수면, 통증을 악화시키며 육체적 피로도를 증가시켜 회복시간도 지연시킨다"고 강조했다.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라 특례업종으로 구분된 5개 업종은 연속 휴게시간을 최소 11시간으로 보장해야 하지만, 현장에 있는 간호사들은 이 최소 휴게시간마저 보장되기 어렵다고 말한다.
 
간협은 "간호사 장시간 근무는 간호 서비스 질과 환자의 치료결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이것이 간호사의 부족과 이직 증가를 야기시킨다"면서 "간호사를 특례업종에서 제외하고 모성보호 육아지원정책 등의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연대본부는 "보건업은 전반적으로 인력을 충원하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 "병원 현장의 인력이 충분하고 노동조건이 나아진다면 더 살릴 수 있는 생명들이 있다"고 촉구했다.
 
반면 간호사 등 인력을 직접 고용하는 의사나 병원은 입장이 다르다. 대한의사협회 김주현 대변인은 "현재는 주 40시간, 평일연장 12시간, 휴일 16시간으로 68시간이 기준이었지만, 앞으로는 주 40시간, 주중·주말연장 12시간인 52시간으로 바뀐다"라며 "연속휴게시간 또한 11시간으로 맞춰야 한다면 입원실을 운영하는 의원이나 산부인과 등은 3교대로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정된 근로기준법을 지킨다면 인력을 더 고용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경영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라며 "향후 해당 근로기준법 관련해 의협 내에서 TF팀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변경사항 등 법률적인 내용을 제대로 알리고, 근로시간 조정 등 대책 또한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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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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