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내시경에 강점을 가진 독일 칼스톨츠엔드스코프 코리아가 연성 내시경과 수술실 통합 시스템 시장 확대에 주력한다. 경성 내시경은 딱딱한 소재의 직선형으로 이뤄진 내시경이고 연성 내시경은 말랑말랑한 소재의 곡선형 내시경이다.
칼스톨츠엔드스코프 김태현 사장은 17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칼스톨츠엔드스코프는 1945년 의사인 칼스톨츠 박사가 설립했다. 독일에 본사를 둔 100% 가족경영 기업이다. 이 회사는 최소침습수술이라는 영역을 개척하고 진단과 치료를 위한 내시경 의료기기를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30년 넘게 총판대리점 체제로 운영되다가 2012년 1월 한국지사가 설립됐다. 현재 30명의 임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김태현 사장은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한국쓰리엠에서 의료영상기기 사업부분의 국내 론칭을 맡았다. 프리지니우스카비를 거쳐 지난해부터 칼스톨츠엔드스코프 코리아 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 회사는 경성 내시경을 중심으로 외과적 수술에서 인체의 전 영역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도 활발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응급의료, 수의학, 산업용 내시경에도 사업범위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성 내시경 기반으로 연성 내시경·수술 장비 통합 시스템 확대
칼스톨츠엔드스코프가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확대해 나가는 것은 시장의 움직임이 발 빠르게 변화하는 데 있다. 경성 내시경에서 세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서는 연성 내시경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는 한계를 극복하는 데도 주력한다.
김 사장은 “시장 점유율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다만 자체적으로 경성 내시경은 세계적으로 60%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연성 내시경은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한국 시장에서는 연성과 경성의 비율을 7대 3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국민 건강검진이 확대되면서 보급형으로 연성 내시경이 많이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유독 아시아권에서는 올림푸스의 시장 점유율이 높다. 이 회사의 다양한 품목군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한국 지사 설립 계기는 비즈니스 확대 측면이 있었다. 김 사장은 "기술이나 제품들이 과거에 비해 시시각각 변하고 정보 전달과 국내 론칭에서 과거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 회사의 제품은 이비인후과가 가장 높고 15개 이상의 진료과에서 쓰인다. 국내 채널과 본사간의 중간적인 역할이 필요했다”라며 “해외에서 일어나는 의료정보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유기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수술실 장비의 네트워킹을 구성하는 수술 장비 시스템 'OR1' 시장을 확대한다. 또한 진료실에서 바로 검진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OFFICE1' 시스템 도입을 검토한다.
김 사장은 "OR1은 국내 10여 곳에 설치돼 있지만 장비별로 소프트웨어가 달라 실질적인 기능을 하지 못했다"라며 "앞으로 모듈별로 개발해서 필요할 때마다 필요하는 부분에 대해 새로운 시스템 론칭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OFFICE1은 진료실 차원으로 꾸미는 것인데, 안과, 이비인후과 등에서 시술까지 가능한 진료과를 타깃으로 한다"라며 "여기에 필요한 내시경과 기술을 유니트체어까지 디자인해서 보급하겠다"고 했다.
한국 의사들, 손기술 뛰어나고 신기술 습득 빨라
글로벌 시장에서 보는 한국 의사들의 특징은 손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우리나라 의사들은 손재주가 있고 신기술의 습득이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기구를 개발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술을 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에 따른 많은 자문이 이뤄진다”고 했다.
한국 시장 규모가 커지면 각종 시술이나 수술을 교육할 수 있는 트레이닝센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충북 오송의 메드트로닉 트레이닝센터에서는 이 회사의 'OR1' 시스템이 도입되기도 했다.
김 회사장은 내시경이라는 한 우물을 통해 여러 산업군으로 확장해나가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했다. 그는 “오랜 기술력을 바탕으로 품질면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가장 다양한 제품군,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라고 자신했다.
김 사장은 “내시경의 각도, 크기, 강도 등 모든 원하는 구성을 하나로 합칠 수 있다”라며 “품질이 좋은 의료기기의 최종 수혜자는 환자다. 환자를 위해 좋은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내시경과 수술기구에 그치지 않고 유관된 여러 가지 네트워킹 사업을 해 나가겠다. 수술 장비 통합 시스템은 물론, 로봇시스템이나 네비게이션 시스템 등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광학기술을 가진 회사의 내시경 시장 진입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 사장은 “광학기술의 렌즈에 집약해서 하나의 기구를 만들어내고 내시경의 손잡이 부분이 의사들의 손에 익어야 한다"라며 “처음 시장에 진입하는 회사라면 접근하기 쉽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포괄수가제에 포함된 수가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그는 “포괄수가제에 포함되어 있는 자궁적출술등 여러 시술에서 내시경 사용에 따른 적절한 원가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수익성을 위해 환자에게 신체적으로 좀 더 부담이 되는 개복 수술 등이 시행되고 있는 부분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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