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에게 필요한 건 '표준화'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게 해 달라는 한의사들의 요구가 점점 더 정당성과는 거리가 먼 방향을 향하고 있다.
 
최근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2015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중국전통의학연구원 투유유 교수를 선정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투유유 교수는 말라리아 치료약인 아르테미시닌을 개발, 말라리아 퇴치에 공헌했다.
 
그러자 대한한의사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은 중의학 지원 노력의 결과”라면서 “우리나라 정부는 지금이라도 세계 의학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한의학의 과학화에 대한 혁신적인 노력과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의계는 한의학의 과학화를 위해서는 한의사들도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중국은 중의학의 발전을 위해 각종 제도적,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중의사들은 X-ray나 초음파 등의 현대의료기기를 마음껏 활용해 중의학의 과학화와 현대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게 한의계의 주장이다.
 
한의사협회는 "한국은 정부의 무관심과 의사들의 극렬한 반대로 인해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임상적 학문적 교류를 통해 중의학과 의학을 넘어 의학 자체의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중의사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한의사협회의 주장처럼 한의학의 과학화는 중요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이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한의계는 마치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지 못해서, 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반대해서 한의학을 과학화하지 못한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한의협의 주장처럼 한의학을 현대의학과 같이 과학화하길 원한다면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주장하기에 앞서 한의학의 과학적 표준화를 선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의사들은 의사들처럼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방을 과학화할 수 있다고 하지만 자신들의 진단과 처방이 표준화돼 있는지, 이런 것을 표준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또한 한의학의 과학화를 위해 정부가 한의학연구원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여기에서는 연구 목적으로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연구 성과가 미미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전의총에 따르면 정부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에 걸쳐 제1차 한의약 육성발전계획으로 총 3968억원을 투입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제2차 한의약 육성발전계획에는 1조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고, 이 중 한의약 R&D 사업에만 무려 3412억원, 한의약 산업화에 3414억원을 쏟아 부었다.

전의총은 "한의사협회는 지원이 적다고 투정 부릴 입장이 아니라, 국민들의 피 같은 세금을 허공에 무의미하게 날려버린 데에 대해 전국민적인 질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스스로 표준화, 과학화하지 않으면서 남의 것을 탐내는 것은 과욕일 뿐이다.

#한의학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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