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의협 회장에게 던진 질문

"무엇을 하는지 답답하다" "현안 안챙긴다"

추무진 회장 "집행부 믿고 지지해 달라"










의사협회가 왜 10월 24일 전국의사대표자궐기대회를 하는 거야?
 
의협이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다!
 
최근 들어 이런 질문을 하는 의사들이 부쩍 많아진 것 같다.
 
그래서 메디게이트뉴스는 전국의사대표자궐기대회를 앞두고 의사협회에 추무진 회장 인터뷰를 요청했고, 20일 오후 2시로 일정이 잡혔다.

인터뷰 방식도 달리했다.
 
의사들에게 '의협 회장에게 궁금한 점, 바라는 점을 보내주면 대신 질문하겠다'고 SNS와 카카오톡으로 요청했다. 
 
그랬더니 '추무진 회장이 추진력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안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질 않고 있다', '의사협회는 사무장병원으로 인해 피해를 본 의사들을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등 다양한 질문을 보내왔다.
 
하지만 추무진 회장의 일정상 30분밖에 시간을 낼 수 없어 이 중 몇 가지만 질문했다.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


다음은 의사들을 대신한 질문과 추무진 회장의 답변 요지다.
 
일선 개원의들은 차등수가제 폐지보다 노인정액제 개선 등에 더 관심이 많다. 그런데 추무진 회장이 이비인후과 전문의이다 보니 차등수가제 폐지를 우선순위에 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다.

차등수가제는 마땅히 없어져야 할 제도가 그간 존속된 것으로, 대표적인 잘못된 제도다.
 
그런 면에서 의협이 제도를 폐지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것이다.
 
또 노인정액제는 전체 의사들의 관점에서 보면 더 시급하고, 중요한 게 사실이다
 
10월부터 토요일 전일 가산제가 시행되면서 노인들의 진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노인정액제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의협 집행부는 이 문제를 의정협의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고 있다.
 
제2차 의정합의 사항에 노인외래정액제 개선도 포함된 만큼 이런 합의가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의사협회가 하는 일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게 아닌가?

일선 회원들에게 의사협회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려지지 않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너무 홍보를 많이 하는 것도 제 성격에 맞지 않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의정협의를 통해 현안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해 달라.
 
앞으로 복지부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개편, 의료전달체계 개선, 수가 결정구조 개선 등을 차츰 논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집행부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추무진 회장이 시민건강열차 시승식에서 승객들에게 팜플릿을 나눠주는 모습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리베이트 쌍벌제로 인한 회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 의사협회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답답하다. 시민건강열차 같은 것을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사협회와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하철 7호선 전동열차를 시민건강열차로 꾸며 11월 15일까지 시민건강 캠페인을 펴고 있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가 대두된지 10개월이 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의협 집행부가 잘 막아내고 있다.
 
한의사협회가 지속적으로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에 반대 입장을 계속 전하고 있다.
 
리베이트 사건으로 고통받는 회원들을 구제하기 위해 다각적인 루트로 정부와 대화하고, 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최근 정진엽 장관과의 오찬 회동에서도 개선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24일 의사들의 단호한 마음을 보여줄 것이다.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규제기요틴 정책을 저지하기 위한 우리의 다짐을 다지는 대회인 만큼 회원과 대표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의료영리화 반대 투쟁을 할 당시 국민들의 여론을 등에 업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의협이 국민들에게 가장 중점을 둬야할 게 건강 문제다.
 
올바른 정보를 주고, 선도해 나가는 일을 하면 국민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고, 그러면 우리가 추구하는 일에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투쟁과 시민건강열차와 같은 국민 대상 캠페인은 전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목적을 이루는 방법 중의 하나다.
 
현안에 대해서도 앞장서야 하지만 국민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 역시 중요한 문제다.
 

현 의사협회 집행부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는 반응이 일부 있다. 회장께서는 왜 이런 반응이 나온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왜 회장이 전면에 나서서 강력하게 이야기하지 않느냐, 큰 소리를 내달라고 한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목소리만 크게 해서 해결된다면 백번이라고 하고, 강력하게 발언할 것이다.
 
그런데 회무를 1년 반 정도 해 오고, 회장이 된 뒤 많은 상대방을 만나면서 과연 일을 해결할 때 목소리만 크게 한다고 일이 다 풀릴까 고민을 많이 한다.
 
사안에 따라 그렇게 하지 않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회무를 해야 할 때가 많다보니 회원들은 회장이 직접 나서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일이라는 게 물 흐르듯이 순리에 따라 해결될 때도 많이 있다.
 
또 해결되지 않을 때는 회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강력히 대응해 나가는 게 필요할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이 되면 회원들에게 강력하게 요청할 것이다.
 
회원들이 힘을 실어주면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 회원들에게 주고 싶은 절실한 메시지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인가?
 
39대 의사협회 회장이 된 지 6개월이 채 안된 상황이고, 보궐 선거로 당선된 것까지 합하면 1년 4개월 가량 지났다. 
 
그런 면에서 왜 성과가 없을까 답답한 심정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회원들이 3년이라는 임기를 보장한 것은 꾸준히 하나하나 처리해 나가라는 의미일 것이다.
 
39대 회장 취임 이후 몇 개월 안됐지만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고 있고, 차등수가제 폐지라는 성과를 얻어냈다.
 
마침 메르스를 통해 보건의료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의료계와 국민들이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여론이 형성됐다. 하나하나 구조적으로 해결할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런 걸 단 며칠 안에 해결할 수 없지만 꾸준히 총의를 모아서 하다보면 의협이 우리나라 보건의료 체계를 튼튼히 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의협의 최우선 가치는 회원들의 권익이 우선이다.
 
그 다음이 국민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고,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보건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회원들이 좀 이해해 주길 당부드린다.
 
집행부를 믿고 지지해 주면 대외적으로 큰 힘이 돼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한다.
 
 
(공식 인터뷰 후 몇 가지 질문)
 
보여주기식 회무에는 관심이 없나?
 
그런 것에 대해서는 별로 아이디어가 없다.
 
제가 회장이 아니었으면 할 수 있는 게 많았을 것 같다.
 
회장 되다보니까 언행을 하는데 더 조심한다.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는 것도 있다. 그래서 회원들이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닐까 한다.
 

답답한 것도 있을 것 같다.
답답하다. 말하고 싶은 걸 못하면 화병 나지 않나.

#추무진 #메디게이트뉴스

안창욱 기자 ([email protected])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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