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위탁업무' 업무범위에 포함...실손보험 심사 사전 포석?

3일 국회 복지위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의결...의료계 '우려'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자동차 보험 심사 등의 위탁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의료계에서 우려가 나온다.

해당 개정안이 본회의까지 통과할 경우, 추후 보험엄법 개정을 통해 실손보험사들이 진료비 심사를 심평원에 위탁하는 길이 열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심평원의 업무범위는 요양급여비용 심사,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및 다른 법률에 따라 지급되는 급여비용의 심사 또는 의료 적정성 평가에 관해 위탁받은 업무다. 개정안은 여기에 ‘그 밖에 이 법 또는 다른 법령에 따라 위탁받은 업무’라는 내용을 추가했다.

심평원이 코로나19 대응 관련 마스크 이력관리 시스템 운영, 자동차보험 심사, 응급의료비 대지급,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등 심사평가원의 전문인력과 보건의료 인프라를 활용하는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업무 범위에 부합하지 않아 적법성 문제가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이에 심평원이 이미 타 법령에 따라 수행 중인 업무를 현행법상 업무범위에 포함시켜 실제 수행업무와 법률간 정합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다.

하지만 의료계는 개인 간 분쟁이자 사적계약인 민간보험 영역의 업무를 심평원이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 나아가 해당 법안이 추후 심평원이 실손보험 심사를 위탁 수행하기 위한 사전 포석일 수 있다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전날(2일) 이번 개정안에 대한 강력한 유감을 표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의사회는 “심평원의 자동차보험 심사 관련 의료계의 우려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의 고유업무에 ‘타 법령에 따른 위탁받은 업무’ 문구를 추가하는 것은 더 많은 논란을 야기할 것이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손보험청구 간소화라는 명분으로 손해보험업계에서 민간보험 심평원 심사 위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개정안에 강한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의사회는 “개정안의 법리적 해석에 여러 논란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심도있는 국회의 논의를 통해 개정안 조문을 검토해달라”고 촉구하며 “공기관인 심평원에 민간보험 심사를 맡기지 않는다는 정부의 입장발표 또는 법안논의 과정에서 근거를 요청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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