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님, 故 윤한덕 센터장 국가유공자로 지정하고 전공의 사망도 애도해주시길"

소아청소년과의사회, 대통령께 공개편지…국민 건강 지키기 위한 의료인들의 희생 강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10일 ‘문재인 대통령께 드리는 글’을 통해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해달라. 또한 의료의 최전선에서 환자를 돌보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젊은 전공의의 죽음에 대해 조의를 표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전공의, 의료인은 과도한 근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바쳐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다. 누구에게나 보장돼야 하는 노동법이 있음에도 위급한 환자들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이 때문에 의료인들이 희생해서 국민 건강을 수호하고 있다”고 했다.

의사회는 “윤한덕 선생님은 국가유공자로 지정하자는 국민 청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윤 선생님의 의료에 대한 헌신을 생각할 때 절대 과도한 청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료현장에는 소리 없이 쓰러져가는 의료인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터에서의 죽음은 절대로 차등화돼서는 안 됩니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의료의 최전선에서 환자를 돌보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젊은 전공의의 죽음에 대해 조의를 표해주시기를 바라며, 국민들이 슬픔을 나누도록 독려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전문] 문재인 대통령님께

지난해 말 진료 중이던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님이 환자가 휘두른 칼에 숨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지난 2월 4일 근무 중이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인 윤한덕 선생님께서 사망하셨습니다. 이에 2월 10일 윤한덕 선생님의 영결식이 진행돼 의료계와 국민들이 함께 슬픔을 나누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앞서 명절 연휴를 앞둔 2월 1일 아침에 근무 중이던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2년 차 선생님이 당직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습니다. 아들을 잃은 부모님은 헤아릴 수 없는 슬픔에 황망하시고, 동고동락하던 의료인 동료들이 망연자실한 채 모두가 즐거워야 할 명절에 조용히 장례를 치르며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전공의법에서 규정하는 80시간의 근무 규정을 지켰냐 아니냐에 따라 과로사냐 돌연사냐를 따지는 수사기관과 일부 언론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가족과 동료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생명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전쟁터에서 근무 중이던 의료인의 죽음을 그 경중에 따라 처우가 달라지는 점은 있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최전선에서 자신의 삶과 젊음을 다 바쳐 싸운 젊은 의사의 죽음에 대해 우리 사회가 너무도 무관심한 현실에 대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비통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현 정부는 모든 근로자의 노동 환경 개선에 주안점을 두고, 일과 삶의 균형,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 놓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공의의 주 80시간 근무는 일반 근로자들에게 법으로 보장하는 근로시간의 두 배에 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연시되고 있습니다. 의료현장은 공장에 불 끄면 문을 닫을 수 있는 근로 현장이 아닙니다. 

이에 전공의, 의료인은 과도한 근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바쳐 의료 현장을 지키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보장돼야 하는 노동법이 있음에도 위급한 환자들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기에 의료인들이 희생하여 국민 건강을 수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윤한덕 선생님은 국가유공자로 지정하자는 국민 청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윤 선생님의 의료에 대한 헌신을 생각할 때 절대 과도한 청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는 소리 없이 쓰러져가는 의료인들이 많습니다. 

전쟁터에서의 죽음은 절대로 차등화돼서는 안 됩니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의료의 최전선에서 환자를 돌보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젊은 전공의의 죽음에 대해 조의를 표해주시기를 바라며, 국민들이 슬픔을 나누도록 독려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19. 2 .11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임현택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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