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발사르탄 사태’ 질의 쏟아져…"발암물질 섭취 기간 파악·건강상 영향 평가 가능한가"

‘제네릭 난립’ 풍토 비판 이어져...의약품 사고 위기대응 매뉴얼 개선해야

사진: 왼쪽부터 최성락 식약처 차장, 류영진 식약처장, 김승택 심평원장,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발사르탄 사태’로 인한 여파가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보건당국의 재발 방지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발사르탄 사태는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 처방약 115개 품목에 중국산 발암물질이 포함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진행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업무보고에서는 의료 현장의 혼선을 빚은 ‘발사르탄 사태’ 관련 질의들이 쏟아졌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번 발사르탄 사태는) 2015년 2월 제조공정을 변경하면서 발생했다”며 “2015년 이후 문제가 된 발사르탄 약을 복용한 사람은 3년 넘게 발암물질을 복용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장기간 해당약물을 복용했을 경우 심평원 시스템을 통해 개인별 복용 내용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가”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류영진 식약처장은 “환자별로 복용기간이 다르다. 데이터를 받아 자료를 분석해야해 심평원에 자료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고혈압약에 포함된 발암물질 양이 파악되면 개개인 발암물질 섭취 기간을 확인할 수 있다”며 “어떤 건강상 영향이 발생했는지 평가 계획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류 처장은 “자체 판매됐던 완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후 결과를 갖고 복용환자 일수를 맞춰 국제기구 등과 교류하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네릭 자체에 대한 불신을 우려하거나 다른 국가와 비교해 국내에서 제네릭이 난립하는 풍토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 의원은 “환자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위험성 평가를 해야 한다”며 “최근 제네릭에 대한 불신이 아주 높다. 시중에는 오리지널 약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공급이 높아질 수 있는 염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류 처장은 “식약처에서 DMF(원료의약품등록제도)를 실시하며 관려 규정은 잘 지키고 있다”며 이번건은 특별한 경우라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사전에 인지를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류 처장은 “카피약이 저질약품이라고 말할 수 없다. 원료의약품등록제도를 운영해 일정 수준 품질이 확보된 원료를 사용한다지만 비의도적으로 흡입된 불순물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향후 불순물이나 중금속 기준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보고하고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전했다.
 
류 처장은 “현재까지 중국산 제품을 제외하고 (문제가 있는 약은) 없다”며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유사 공정 등에 대해 검사해 문제 여부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영국, 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제네릭이 115개나 된다”며 “비정상적인 구조다. 제네릭 생동성 인정 품목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많은 숫자의 제네릭이 난립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류 처장은 “위수탁이나 공동 생동성 시험으로 인해 제네릭이 많이 나오는 환경의 영향도 있을 것이지만 병원에서 입찰할 때 그룹별로 하거나 동일한 약가로 등록하는 요인 탓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부실한 측면을 내비쳤던 의약품 사고 위기 대응 매뉴얼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정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발사르탄 사태에 대해 식약처의 선제적 조치와 그에 따른 현장 조사는 긍정적 평가를 받을만 하다”며 “하지만 안이한 대처는 더 이상 안 된다. 의욕은 좋지만 식약처 행정은 갈 길이 멀다”고 전했다.
 
장 의원은 “어김없이 시스템상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의약품 사고 위기 대응 매뉴얼에 대해 지적하고자 한다”며 “컨트롤타워가 돼야 할 식약처는 회수 실무를 하는 약국에 회수 권고만 하고 세부지침은 안내렸다”고 언급했다.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은 “7월 8일부터 7월 16일까지 9일간 총 59개 요양기관에서 141건의 발사르탄 고혈압 치료제가 환자들에게 처방·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DUR시스템 처방 조제 차단 조치를 했는데 관련 DB를 내려받지 못한 곳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며 “DUR을 사용하지 않거나 DB를 업데이트 못하는 경우를 모니터링해 앞으로 개선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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