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 없이 진행된 지방흡입술…“의료진 1억7000만 원 배상해야”

의사, 지방색전증은 혈액검사와 무관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혈액검사를 하지 않고 지방흡입술을 진행한 의사에 대해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최근 혈액검사 결과에 대한 진술을 들었고 이학적검사 등을 통해 빈혈 소견이 없음을 확인했기 때문에 혈액검사가 불필요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지방흡입술 이후 간질성 견련과 저산소증 뇌병증 증세를 보이는 환자와 가족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의료진이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 1억7800여만원을 환자 측에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이번 판결의 쟁점은 해당 수술 이전에 혈액검사가 필요했는지 여부였다. 의료진이 수술에 앞서 환자 A씨의 최근 혈액검사 결과 진술만을 듣고 혈액검사를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의료진은 해당 수술에서 혈액검사가 불필요했다고 줄곧 주장했다. 환자의 장애를 발생시킨 지방색전증은 혈액검사와 무관하다는 취지다. 또한 이들은 혈액검사 이외 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 이후 마취와 수술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의료진 측은 "지방흡입술 전 환자에게 시행되는 혈액검사는 수술 후 환자의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출혈 경향 검사"라며 "그러나 A씨의 무산소성 뇌손상의 원인인 지방색전증은 출혈과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은 "수술 전에 이학적 검사와 결막 검사를 통해 빈혈 소견이 관찰되지 않음을 확인했다"며 "수술 직전 환자 감시장치를 적용해 혈압과 산소포화도 등도 확인하고 수술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의료진이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무산소성 뇌손상의 원인을 지방색전증이라고 단정지을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지방흡입술은 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대비해 혈액검사인 혈액 응고검사, 전혈구 계산 등을 시행됐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법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은 단순히 환자의 진술을 믿고 이학적 검사와 결막 검사 등만 시행했다. 이것만으로는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에 더해 A씨의 진료기록부가 부실 기재된 점, 수술실 CCTV 영상이 폐기된 점, 지방흡입술의 부작용과 합병증 등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의료진의 과실이 중과실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A씨의 무산소성 뇌손상이 체질적 소인도 일부 개입될 수 있고 의료진이 통제할 수 없는 지방새건증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의료진의 손해배상책임을 4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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